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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궂긴소식

1966년 ‘파독 간호사 첫 주선’ 재독 이수길 박사 별세

등록 2023-01-17 22:20수정 2023-01-18 02:10

소아마비 장애 딛고 소아과 전문의로
1959년 독일 유학…마인츠에서 개업
현지 병원마다 편지 보내 ‘취업’ 타진
‘동베를린 사건’ 얽혀 혹독한 고문도
재독 소아과 전문의 고 이수길 박사의 2006년 귀국 때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재독 소아과 전문의 고 이수길 박사의 2006년 귀국 때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1960년대 간호사 파독의 물꼬를 튼 이수길 박사가 지난 13일(현지시각) 오전 2시 독일 마인츠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7일 전했다. 향년 94.

함남 북청에서 태어난 고인은 3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 왼쪽 다리 장애를 얻었다. 1950년 원산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전쟁 때 월남했고, 1955년 서울에서 ‘이수길 의원'을 운영하다 1959년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소아과와 방사선과 전문의로 독일 국립 대학병원에서 일하다 1974년 마인츠에 소아과 의원을 개업했다. 1963년 일본 도호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인은 1965년 4월 마인츠와 프랑크푸르트의 10여개 병원에 편지를 보내 한국 간호사들의 독일 취업을 타진한 뒤 한국 보건사회부와 협의 끝에 1966년 1월 파독 간호사 1진 128명이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1993년 12월 파독 광원 3년 뒤였다. 이후 1969∼76년 정부 차원에서 파견에 나서 총 1만564명의 간호사가 독일에서 일했다.

1986년 1월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에 도착한 파독 간호사 1진. 독일 언론에서 찍어 보도하면서 한국 간호사들을 유명하게 만든 사진이다. 파독간호사 관련 자료집
1986년 1월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에 도착한 파독 간호사 1진. 독일 언론에서 찍어 보도하면서 한국 간호사들을 유명하게 만든 사진이다. 파독간호사 관련 자료집

하지만 1967년 6월 중앙정보부의 ‘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에 얽혀 국내로 끌려와 혹독한 고문을 받았던 고인은 독일 언론과 사회단체들의 석방운동 끝에 무혐의로 풀려났다. 1971년 온가족 독일 국적으로 바꾼 뒤에야 다시 고국을 오갈 수 있었다. 그는 2006년 귀국해 기자회견을 열고 김형욱 전 중정 부장에 의한 동베를린 사건 조작 사실 등 진상규명과 언론의 공정보도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2006년 귀국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고 이수길 박사. &lt;한겨레&gt; 자료사진
지난 2006년 귀국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고 이수길 박사. <한겨레> 자료사진

그는 1973년부터 한국 심장기형 아동의 수술을 지원하는 운동을 벌이고 한국소아마비협회 창립 초대회장, 한독협회 창립 등 한·독교류에 헌신해 2018년 독일 연방정부가 주는 최고공로상을 받았다.

저서로 회고록 <한강과 라인강 위에 무지개다리를 놓다>(1997)와 자서전 <개천에서 나온 용>(2021년) 등이 있다.

최형우 전 내무부장관의 사돈이다. 유족은 부인 이영자씨와 사이에 지숙(의사)·원진(사업)·원철(의사)·지혜씨 등이 있다. 오는 26일 프랑크푸르트한인성당에서 영결 미사를 거쳐 오후 2시 마인츠시립 중앙공원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경애 기자, 연합뉴스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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