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화가’로 불린 파독 간호사 출신 노은님 작가가 18일 독일에서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고 현지 지인들이 전했다. 향년 76.
1946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0년 독일로 이주해 함부르크의 병원에서 간호보조원으로 일했다. 그의 집을 방문한 병원 간호장이 우연히 그림을 보고 추천해 병원에서 첫 전시회를 열었다. 이를 계기로 27살 때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에 진학해 회화를 전공한 그는 1990년 한국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이 대학 정교수가 되어 20년간 학생을 가르쳤다. 또 바우하우스와 베를린 세계문화의집, 베를린 도큐멘타, 국제평화비엔날레 전시 등 국제적인 행사에 초대받았다. 프랑스 중학교 문학 교과서에 작품이 수록됐고, 2019년 독일 미헬슈타트 시립미술관에 개인 영구 전시관도 생겼다.
물고기와 새, 꽃 등 자연물을 소재로 ‘생명’을 표현해온 그는 유화, 한지 아크릴화, 설치미술, 퍼포먼스, 테라코타 조각, 스테인드글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가로도 유명하다. 지난 6월 서울 가나아트 보광에서 연 <마리타가 만든 정원> 개인전이 마지막 전시가 됐다.
유족으로는 독일인 남편이 있다.
김경애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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