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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병기 화백 나남수목원 반송 아래 ‘영면’

등록 2022-06-27 23:18수정 2022-06-28 10:22

지난 25일 포천 나남수목원의 반송숲에 잠든 고 김병기 화백의 수목장 묘비석. 사진 김경애 기자
지난 25일 포천 나남수목원의 반송숲에 잠든 고 김병기 화백의 수목장 묘비석. 사진 김경애 기자
수목장 묘비석에 새겨진 고 김병기 화백의 친필 서명. 김형국 가나아트재단 이사장 제공
수목장 묘비석에 새겨진 고 김병기 화백의 친필 서명. 김형국 가나아트재단 이사장 제공
고 김병기 화백이 잠든 포천 나남수목원에서 지난 25일 조각품 ‘기도’를 기증한 고인의 막내아들 김청윤(오른쪽) 작가와 고인의 회고록을 집필한 윤범모(왼쪽) 국립현대미술관장이 함께했다. 사진 김경애 기자
고 김병기 화백이 잠든 포천 나남수목원에서 지난 25일 조각품 ‘기도’를 기증한 고인의 막내아들 김청윤(오른쪽) 작가와 고인의 회고록을 집필한 윤범모(왼쪽) 국립현대미술관장이 함께했다. 사진 김경애 기자
지난 25일 포천 나남수목원에서 열린 고 김병기 화백의 수목장에 참석한 김형국(맨왼쪽) 가나아트재단 이사장. 사진 김경애 기자
지난 25일 포천 나남수목원에서 열린 고 김병기 화백의 수목장에 참석한 김형국(맨왼쪽) 가나아트재단 이사장. 사진 김경애 기자
‘106살 최고령 현역 화가’로 활동하다 지난 3월 1일 별세한 고 김병기 화백이 지난 25일 경기도 포천 나남수목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유족들은 이날 나남수목원의 반송숲에서 ‘고 태경 김병기 화백 수목장’을 진행했다. 기독교 신앙이 깊었던 고인을 기리고자 셋째딸인 김주향·송기중씨 부부 주관으로 간단한 추모 예배를 올렸다. 또 막내 아들 김청윤 조각가는 작품 ‘기도’를 수목원에 기증했다. 김 작가는 “여행중이던 어느날 새벽 숙소에서 기도를 올렸는데, 무릎을 끓고 용서를 비는 사람의 형상이 떠올라 아내(오정희 화가)와 함께 스케치해서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묘비석에는 고인이 별세 5일 전 한글과 한자로 직접 쓴 ‘김병기, 감사합니다’ 서명을 새겼다. 이번 수목장과 묘비 건립은 고인의 말년 평창동 시절 자별하게 지냈던 김형국 가나아트재단 이사장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김환기-김향안 부부가 잠들어 있는 미국 뉴욕주 발할라 산마루의 켄시코(Kensico) 묘지에 20여 년 전 먼저 떠난 부인을 묻으면서 자신의 자리도 마련해뒀다고 고인 생전에 들었어요. 그런데 유족들이 백세전을 계기로 국적을 회복하고 영주귀국한 부친의 뜻에 따라 한국에 모시기로 결정했어요. 마침 최근에 조상호 나남수목원 회장이 20년 가까이 키워온 3천여 그루의 반송숲에 양친을 이장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곳에 수목장을 추천했어요.” 김 이사장은 이어 “평소 유명인의 서명을 수집해온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의 부탁을 전했더니 지난 2월24일 파주 자택에서 김 화백께서 서명을 해주셨고, 그 서명이 담긴 방명록을 우편으로 전달받은 그날 부고를 들었다”며 특별한 사연을 소개했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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