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원로인 나웅배(사진)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이 25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
고인은 한국경제의 성장기인 1980~90년대 전두환·노태우·김영삼정부에 걸쳐 세번의 부총리를 포함해 다섯 번이나 장관직을 지낸 관운으로 유명하다. 그는 서울대 상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서울대 부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해 해태제과와 한국타이어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5공화국 때인 1981년 제11대 국회의원(민주정의당·전국구)으로 정계에 진출한 그는 1982년초 재무부 장관으로 입각했으나 장영자·이철희 어음사기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약 4개월 만에 물러났다. 그 뒤 아주대 총장을 지내다가 1985년 제12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복귀했고, 1986년 상공부 장관과 1988년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뒤 제13·14대 국회의원으로 일했다. 1995년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연기 검토 문서 파문으로 경질된 김덕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 후임을 잠시 맡기도 했다. 그해 12월부터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으로 재직했다.
유족은 부인 박효균씨, 아들 나진형(전 신한은행 지점장)·진호(한양증권 경영기획·IB·구조화금융본부장)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27일 오전 7시다. (02)2072-2010.
김경애 기자, 연합뉴스 ccand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