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원로인 신현봉(안토니오) 신부가 3일 오후 3시42분 선종했다. 향년 93.
1930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난 신 신부는 61년 사제 서품을 받고 횡성성당 보좌로 사제 생활을 시작했다. 1974년 7월 지학순 주교의 구속사건을 계기로 함세웅, 문정현 신부 등과 함께 정의구현사제단 결성에 앞장서며 유신독재 투쟁에 뛰어들었다. 그해 9월26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사제단 결성 기도회를 한 뒤 거리행진을 할 때 “지학순 주교 석방하라”고 외치는 고인의 목을 전경이 조르는 사진이 외신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며 유명 인사이자 박정희 정권의 요주의 인물로 찍혔다.
1974년 9월 명동성당 앞 거리행진 때 외신에 보도된 고 신현봉 신부의 사진. 한인섭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고인은 1976년 원주 원동성당에서 열린 신구교 합동기도회에서 함세웅 신부와 문익환 목사 등이 서명한 ‘원주선언’을 발표한 데 이어 ‘3·1 명동성당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15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원주 봉산동 성당, 정선성당, 원주 용소막 성당 등에서 주임을 맡은 뒤 원로사제로 활동했다.
유족은 조카 신웅철씨가 있다. 장례미사는 5일 오전 11시, 빈소는 충북 제천 배론성지 최양업신부기념성당이다. (010)9002-5305.(성직자 장의위원회), (043)651-4527.
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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