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아로 태어난 유진(가명·5)이는 창자천공과 동맥관열림증에 더해 뇌성마비 진단을 받으며 한쪽 시력도 잃었다. 치료비 고지서는 엄마의 어깨를 짓눌렀다. 유진이의 안타까운 사연은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냈고 유진이의 건강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밀알복지재단(이하 밀알)은 장애인, 노인, 지역사회 등을 위한 48개 운영시설과 8개 지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14개국에서 아동보육, 보건의료, 긴급구호 등 국제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15년에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로부터 ‘특별 협의적 지위’를 획득하며 글로벌 NPO(비영리 민간단체)로서 지위와 위상도 갖췄다. 치료로 장애의 악화를 막는 것이 사회통합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으로 유진이와 같은 장애아동들이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제때 후원자를 연결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지원한 아동만 3200여명에 이른다.
밀알은 특히 치료를 받고 건강해진 장애아동들이 이후 삶에 잘 적응하도록 생애주기별 맞춤형 재활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커가는 ‘장애통합보육어린이집’과 장애학생들이 꿈을 키워가는 ‘발달장애아 특수학교’, 성인 발달장애인들이 사회인으로 발돋움하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 그것이다. 그리고 장애체육선수 지원사업 ‘점프’, 발달장애인 미술교육 지원사업 ‘봄(Seeing&Spring)’,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사업 ‘브릿지온(Bridge On)’를 통해 장애인도 개성과 능력을 발휘하도록 돕고 있다. 또한 지난해 국내 최초로 시청각장애인지원센터인 헬렌켈러센터도 열었다.
밀알이 최근 가장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장애인 일자리’다. 장애인에게 최고 복지는 ‘자선이 아닌 자립의 기회’라는 철학으로 시민들로부터 중고물품을 기부받는 굿윌스토어와 기업에서 재고·이월 상품을 기부받는 기빙플러스를 세웠다. 기빙플러스는 전체 직원의 3분의 1이 장애인이다. 기부받은 물건의 판매 수익이 고스란히 장애인의 월급이 된다. 굿윌스토어의 경우 전국 10개 지점에서 장애인 250여명이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기획콘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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