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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받는 아이들도 ‘사랑받는 존재’ 알게 해주고 싶었죠”

등록 2020-06-07 22:31수정 2020-06-08 02:41

【짬】 광고영상 전문 유대얼 감독

“새해를 맞을 때마다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올해는 뭔가 해야지’ 결심만 하고 실천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마음속에 이 믿음이 더 깊숙이 뿌리내리길 바랍니다.”

티브이(TV) 광고, 웹드라마, 뮤직비디오 등을 만드는 유대얼(42·사진·매스메스에이지) 감독이 말하는 ‘이번 기회’는 바로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의 브랜드 홍보영상 제작이다. 이 영상에는 컴패션의 홍보대사인 이영표(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송은이(개그맨)씨가 재능기부로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대얼 감독이 만든 컴패션 브랜드 홍보영상에 재능기부로 출연한 이영표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유 감독과 사진을 찍고 있다.                      컴패션 제공
유대얼 감독이 만든 컴패션 브랜드 홍보영상에 재능기부로 출연한 이영표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유 감독과 사진을 찍고 있다. 컴패션 제공

지난달 초 서울 한남동 컴패션 한국본부에서 만난 유 감독은 “후원도 시작할 겸 평소 좋아하는 두 홍보대사를 만나보고 싶은 ‘팬심’도 작동했다”며 웃었다.

“사실 저 역시 이전까지 컴패션을 잘 알지 못했고, 젊은 세대들에게 컴패션을 알리는 영상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고서야 뒤늦게 공부를 했어요. 아프리카나 제3세계 빈곤국의 굶주리고 헐벗은 아이들 모습을 보여주며 도와달라는 식의 국제원조단체들의 기금 모집 광고와는 다르게 만들고 싶었죠. 컴패션 쪽에서도 기꺼이 동의해줘서 다행이었고요.”

실제로 그가 만든 이번 영상에도 아프리카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원조 대상 나라의 현지 아이들은 아니다. 코로나19 탓에 국외 촬영 자체가 불가능한 현실적인 제약도 있었다. 대신 한국에 사는 아프리카 출신 아이들을 모델로 기용했다.

“컴패션의 특징은 일방적이고 단순 반복적인 원조 제공이 아니라, 아이와 후원자를 일대일로 결연시켜 한 사람의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보살펴주는 거잖아요? 특히 후원자들이 아이들을 통해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체험을 했다고 고백한 후기들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놀고 성장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췄어요.”

광고 영상을 기획한 컴패션 관계자는 “두 홍보대사도 아이들도 교회 놀이방에 온 듯 자연스러워서 촬영 현장 분위기가 무척 즐거웠다”면서 이번 영상의 제목을 ‘자란다 컴패션’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 후원 위해
브랜드 홍보영상 ‘자란다’ 연출 맡아
홍보대사 이영표·송은이도 재능기부
“아이·후원자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

가수 나얼 쌍둥이 동생…단편영화 ‘명성’
“장편음악영화로 더 많은 관객 소통하고파”

상업용 광고 영상 전문인 유 감독에게 자선단체 홍보영상 제작은 언뜻 ‘외도’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또다른 본업은 영화감독이다. 1997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해 영상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조감독으로 박명천 매스메스에이지 대표에게 일을 배웠다. 2004년 첫 단편영화 <배음구조에 의한 공감각>을 시작으로 꾸준히 작품을 발표했다. 특히 2010년 연출한 <더 브라스 퀸텟>은 무려 7개의 상을 받아 그에게 유망 감독의 이름을 안겨줬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관객상·희극지왕 최우수작품상,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 맥스무비상, 대한민국영상대전 최우수상, 서울가족영상축제 관객상, 세계서울단편영화제 일반부 은상 등등을 휩쓸었다. 자신의 군악대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듀오>, <에튀드 솔로>, <더 재즈쿼텟>, <트리오>까지 음악영화 5부작이기도 하다.

방송인 송은이도 재능기부로 출연했다.           컴패션 제공
방송인 송은이도 재능기부로 출연했다. 컴패션 제공
“어릴 때 바이올린을 배워서 군악대를 지원했는데, 알다시피 군악대에는 현악기가 들어 있지 않아서 트롬본을 새로 배웠죠. 워낙 음악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그때 경험이 영상과 음악을 조화롭게 연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됐죠.”

이미 방송연예계에서 널리 알려진 대로, 그는 가수 나얼(본명 유나얼)과 쌍둥이 형제다. 4분 늦게 태어난 동생이자 일란성인 까닭에 외모뿐 아니라 다재다능한 예술 감각도 닮았다. 그가 한예종 진학을 선택하는 데도 형의 영향이 컸단다.

유 감독은 2018년에는 사진에세이북 <아다지에토―어느 광고 감독의 사적인 카메라>(을유문화사)도 펴냈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광고를 주로 제작하다 보니 촬영지 발굴을 위해 세계 구석구석 많이 돌아다니며 사진을 많이 찍게 됐어요. 하나의 사진이 이야기가 되고 음악이 되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혼자만 간직하기가 아까워 책으로 남겨봤어요.”

이처럼 다양한 방면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만큼 그의 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감독으로서 목표는 당연히 장편 음악영화를 완성해 일반 극장에서 개봉하는 거죠. 천만 흥행 같은 건 아니라도 더 많은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니까요.”

그러면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 것일까. “이번에 컴패션 영상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너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어’였어요.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이들이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글·사진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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