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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엔지오

“단 한명의 미국인에게라도 ‘사드 심각성’ 알리고파”

등록 2017-07-11 21:29수정 2017-07-13 16:34

워싱턴 백악관 앞 ‘1인시위’ 이요상씨
휴가여행중 혼자 손팻말 준비해 나서
“촛불시민들 성원 안고 와 외롭지 않다”
한겨레 주주통신원…문화공간온 이사
?시민활동가 이요상씨가 1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 백악관 앞에서 ‘노 사드 예스 피스’ 등 영문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내걸고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시민활동가 이요상씨가 1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 백악관 앞에서 ‘노 사드 예스 피스’ 등 영문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내걸고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드 반대! 대화하고 평화협정 체결하라!’, ‘우리는 더 이상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은 한국에서 어떠한 군사행동도 조장하지 말라.’

시민활동가 이요상(사진) 한겨레 주주통신원 전 전국운영위원장이 미국 워싱턴 디시(DC) 백악관 앞에서 ‘사드 반대’ 손팻말을 들었다. 그는 11일 오전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1인시위 소식을 알렸다.

“오늘 백악관 앞에서 ‘1인시위’ 시작했습니다. 촛불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준비한 구호 모두 내걸고 현지시각 10일 오전 11시부터 지금까지 7시간째 씩씩하게 진행중입니다.”

그는 “최근 북의 미사일 발사로 민감한 시기이니 가볍게 하라는 권고도 있었지만 야만의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살인 물대포’와 맞서 싸워온 한국의 촛불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가장 중시한다는 미국 백악관 앞에서 ‘쫄’아서야 되겠냐”고 역설했다. 그는 또 “백악관 앞에 와서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받으니 혼자이지만 전혀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영어로 직접 소통은 잘 안되지만, 팻말을 보고 ‘당신 말이 옳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등등 엄지를 차켜 세우고 같이 팻말도 들어주고 그래요.” 이씨는 “여기 사람들이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듯 하지만, 현장 분위기가 좋다”며 “내일 또다시 백악관 광장에서 좀 더 효과적으로 피케팅을 하겠다”고 전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에스엔에스 단체방 등에서는 “워싱턴에서 맹활약 격려 드리고 존경합니다”, “훌륭하십니다. 내용 선정도 잘하셨네요. 화이통!”, “혼자서 7시간씩… 그대가 진실입니다” “정말 사랑합니다. 기회를 꼭 만들어 함께 하시죠. 나이 들어가며 사회에 할 일이 뭐 있겠습니까? 꼬마들 미래를…!” 등 응원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시민활동가 이요상씨가 1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 백악관 앞에서 ‘노 사드 예스 피스’ 등 영문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내걸고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시민활동가 이요상씨가 1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 백악관 앞에서 ‘노 사드 예스 피스’ 등 영문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내걸고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이씨는 전업주부로 살림만 하다 한식당을 차려 자녀들 뒷바라지를 한 뒤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를 계기로 시민운동가로 변신했다. 특히 조중동의 왜곡보도에 항의하면서 ‘언론소비자주권연대’(언소주)에 동참해 사무총장을 맡았다. 또 ‘교육자치지키기범시민연대’ 상임대표로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무죄 판결을 끌어내는 데 앞장섰고, 국정원의 사이버 사찰에 맞서 피해자 대표로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2015년 5월에는 지역별 역사전문가, 시민사회 활동가 등과 함께 신만민공동회를 결성해 이끌었다. 2016년 ‘제1회 강정평화영화제’ 때는 시민대표 추진위원장을 맡아 제주해군기지 저지 운동에 힘을 보탰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의 하나로 진행된 연합상륙작전 때는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으로서, 포항 현장에 가서 미군들 앞에서 반대 시위를 한 적도 있다.

그는 지난해 한겨레 주주협동조합을 꾸려 서울 종로에 시민사회 활동가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온을 열어 상임이사로 살림을 도맡아 해왔다. 특히 지난해 10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를 계기로 반년 넘게 이어진 촛불항쟁에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매 주말 광화문광장 집회를 마친 뒤 문화공간 온으로 모여든 시민활동가들의 밤샘 뒤풀이 모임을 아낌없이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 3월10일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일에는 모든 시민들에게 무료로 ‘온’을 개방해 밤샘 축하잔치도 열었다.

애초 그는 자녀들과 만나 모처럼 휴가를 즐기고자 한달 예정으로 미국에 건너왔다. “워싱턴에 아는 사람 한 명 없지만, 그저 관광객으로 기념사진만 찍고 가기에는 우리 상황이 너무 심각하고,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요구가 더 효과가 있겠다 싶어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한경희 평화통일상’ 첫번째 수상의 영예를 받고 내내 자격이 있는지 부끄러웠는데 이번 1인시위로 조금이나마 상값을 하고 싶기도 했지요.”

그는 “비록 혼자이지만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오히려 위협이 될 수도 있는 사드 배치의 심각성을 단 한명의 미국인에게라도 알리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동구/한겨레온 에디터 do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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