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든 사람이나 태극기를 든 사람들 모두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문제는 사람들의 마음이 두 개로 갈라지고 있지 않습니까? 장보고 대사는 이미 1200년 전 당나라에 살던 고구려·백제의 ‘유망민’들과 신라인을 대통합해서 저항적 에너지를 창조적 에너지로 변화시켰던 것입니다. 이러한 리더십을 오늘을 사는 우리가 배워야 합니다.”
농업정책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김성훈(78) 전 농림부 장관이 요즘 ‘장보고 예찬가’로 변신했다. 중앙대 명예교수,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대표, 환경정의 이사장에 이어 장보고글로벌재단의 이사장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장보고글로벌재단은 장보고기념사업회와 장보고시이오(CEO)포럼 회원들을 통합해 지난해 5월 해양수산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아 출범한 비영리 단체로 ‘21세기형 장보고’ 발굴을 위해 ‘제2회 장보고한상 명예의 전당 어워드’ 헌정자를 공모하고 있다. 지난해 제1회 장보고 한상 어워드에서는 대상 수상자가 없었다.
“신라인 디아스포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던 청해진 장보고 대사의 도전과 개척정신을 본받자는 뜻에서, 한국의 경제·문화영토 확장과 한인사회 발전에 공로가 있는 재외동포 ‘한상’을 찾아 응원하고자 합니다.”
김 이사장은 장보고한상 공모 취지문에서 특히 ‘청소년들에게 특권층, 스펙만을 중요시하지 말고 장보고 대사가 이룬 글로벌 정신을 심어줘 전세계를 상대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의 30년 전인 88년 해양경영사연구회 창립 간사를 맡아 중국 10여차례, 일본 3차례 등 장보고 활동 지역을 샅샅이 훑고 다녔다. “미국 유학 시절 하버드대학의 라이샤워 교수가 쓴 <엔닌의 중국 당나라 여행기>에서 장보고를 발견했어요. 내용 대부분이 일본의 고승 엔닌보다는 8~9세기 장보고와 고구려·백제 유민을 포함한 재당 신라인들의 상업 활동 이야기였어요.” 그는 그 뒤 92년 11월 한국·중국·일본·미국 등 200여명의 학자와 관료들을 완도군청에 초청해 장보고 대사의 위업을 주제로 ‘제1회 국제역사학자 대회’도 열었다.
그런 인연으로 ‘명예 완도군민 1호’로 임명되기도 한 그는 요즘 유기농 보급과 유전자조작식품(GMO)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장보고한상 어워드’는 7월31일까지 공모해 10월19일 시상할 예정이다. 누리집(
changpogo.net) 또는 이메일(
changpogogf@gmail.com) 접수한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사진 장보고글로벌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