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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엔지오

“한류 스타들과 함께 전세계 돌며 ‘원 코리아’ 노래”

등록 2017-03-08 19:22수정 2017-03-10 15:02

[짬] ‘새로운 통일운동’ 펴는 글로벌피스재단 문현진 의장
글로벌피스재단 문현진 의장.
글로벌피스재단 문현진 의장.
“원 드림! 원 코리아!”

지난 2일 저녁 8시 필리핀 마닐라 중심부에 위치한 몰오브아시아체육관은 ‘통일 열기’로 가득했다. 샤이니·싸이·에이오에이 등 한류 스타들이 출연한 이 콘서트의 제목은 ‘2017 글로벌 피스 콘서트-원 코리아’.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통일천사) 등 850여 국내 시민단체가 함께 조직위를 꾸려 마련한 이 콘서트에 1만여명의 젊은 필리핀 한류팬들이 몰려 ‘한반도 통일의 꿈’을 ‘원 코리아’라는 구호로 함께 외친 것이다.

3시간 넘게 진행된 콘서트는 그래미상을 5차례나 받은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 지미 잼과 테리 루이스가 만든 통일노래 ‘원 코리아’를 한류 스타들이 합창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이번 콘서트는 젊은층에게 한반도 통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고자 마련됐다. 어쩌면 케이팝(K-pop)에 열광하는 전세계 젊은이들에게는 여러 차례 통일 강연보다는 자신들의 우상인 한류 스타들이 외치는 ‘한마디 통일 구호’가 더 호소력 있게 다가갈 수 있을지 모른다.

이 행사를 후견한 국제엔지오단체 글로벌피스재단(GPF) 문현진(47·사진) 조직위 의장을 2월28일 마닐라에서 만나 이 ‘새로운 통일운동’에 대해 들어봤다.

2015년 서울 이어 마닐라서 콘서트
샤이니·싸이·에이오에이 등 총출동
1만여 젊은이들 ‘한반도 통일’ 합창

‘도덕적 혁신적 리더십’ 컨벤션도 열어
문화·학술·시민연대 결합한 플랫폼
“젊은층에 ‘통일 디엔에이’ 심을 것”

문 의장은 고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전 총재의 3남이다. 그러나 문 총재가 2012년 9월 사망한 뒤 통일교권과 결별을 선언하고 평화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통일교 쪽에서는 문 총재를 ‘메시아’로 보는 반면, 그는 부친을 특정 종교의 창시자를 넘어선 ‘평화운동가’로 여긴다. 2008년 설립한 글로벌피스재단은 문 의장이 펼치는 평화운동의 중심이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재단은 세계 20여개 나라에 지부를 두고 필리핀, 네팔, 캄보디아, 몽골 등 개발도상국 지원을 중심으로 평화운동을 벌여왔다.

한반도 통일 문제와 관련해 실질적인 활동에 나선 것은 2010년 이후다. 5·24조치로 남북관계가 거의 단절된 시점이었다. 2012년에는 한강 시민공원에서 2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통일실천축제한마당’을 열었고, 73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통일연대체인 ‘통일천사’를 조직했다. 2015년에는 한류 스타의 노래를 통해 통일의 필요성을 전파하는 첫번째 ‘원 코리아 콘서트’를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었다. 이번 마닐라 콘서트는 그 해외확장판인 셈이다.

글로벌피스재단은 원코리아 콘서트와 함께 지난 2월28일~3월2일 ‘도덕적 혁신적 리더십-평화와 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주제로 글로벌피스컨벤션(GPC)을 마닐라에서 함께 열었다. 컨벤션에서도 ‘한반도 통일’이 주요한 세션으로 다뤄졌다. 재단 쪽은 한류 스타 중심의 콘서트와 학술행사 중심의 컨벤션을 결합한 이번 행사를 “문화·학술·시민연대가 결합한 새로운 통일운동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그 핵심에는 ‘젊은층과 세계인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관심과 지지 획득’이 놓여 있다.

문 의장은 한반도 통일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근거로 ‘홍익인간의 정신을 지켜온 한반도가 평화의 모델국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이념은 많은 종교 가르침에서 공유하는 보편적 진리”이지만 “고대 국가가 처음부터 전세계를 위한 나라임을 천명한 것은 고조선밖에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또 “식민지 피해국이며 냉전의 지정학적 피해자인 한국의 통일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것이며 세계인에게 한국인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증표”라고 생각한다. 한반도 분단이 외세에 의한 것이었듯이 한반도의 통일도 “전세계 친구들의 지지를 받아야” 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문 의장은 또 젊은층에게는 문화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고 설명한다. 그는 “음악은 보편적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초월한다. 통일에 별 관심이 없는 한국은 물론 전세계 젊은이들을 열정을 가지고 통일운동에 동참시키기 위해 음악이라는 메시지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문 의장은 “이미 원 코리아 콘서트 개최를 희망하는 나라들이 생기고 있다”며 “이를 통해 한반도 통일에 대해 다른 나라들이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연 ‘문화와 학술과 시민연대가 결합된’ 통일운동의 새 지평을 연 것일까? 하지만 아직은 넘어야 할 산도 꽤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그의 통일담론에서 ‘북한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 점’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그에게 북한 정권은 비판의 대상이자 극복의 대상이다. “북한의 호전적인 핵 추진 정책 등이야말로 아시아와 세계에 대한 위협이며, 통일은 이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중의 힘과 함께 소셜미디어 등으로 북한과 같은 탄압적 정권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 정권과의 대화 노력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이런 ‘노력들’은 ‘흡수통일론자들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문 의장은 결과를 예단하지는 말아 달라고 당부한다. 가령 ‘통일 노래’를 보자. 그는 “젊은이들이 처음에는 한류 스타 등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하겠지만, 문화로 받아들이게 되면 점차 ‘통일 디엔에이’를 갖게 될 것”이라며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통일 노래를 계속 제작해 평화를 주제를 한 새로운 음악 장르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닐라(필리핀)/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stree21@hani.co.kr, 사진 글로벌피스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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