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청 박병윤씨 ‘희망제작소’ 파견…“시민입장서 정책 고민”
전북 완주군청 소속 공무원 박병윤(39·사진·주사보)씨는 지난달 18일부터 서울의 시민단체인 희망제작소로 출근한다. 박씨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통틀어 시민단체에 ‘파견’된 첫번째 공무원이다.
시민단체의 감시와 비판을 받던 대상에서 감시·비판자로 180도 처지가 바뀐 박씨는 “이제 시민의 입장에서 정책을 고민하고 이를 공무원 사회에 접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희망제작소로 출근한 지 열흘 남짓이 지난 박씨에게 시민단체의 모든 일은 “새로운 자극”이다. 그는 “회의만 봐도 다른 점이 많다”며 “군청에서 매주 월요일에 하던 확대간부회의에서는 보고를 하고 상급자의 지시를 받았지만, 희망제작소 주간회의에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서로 토론하는 모습이 신선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일하는 기획1팀이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완주군청의 ‘시골 마을 살리기’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박씨에겐 벌써 올해 12월까지로 예정된 파견 기간이 부족해보인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박원순 상임이사의 지역 현장투어를 쫓아다니면서 정보를 모을 것”이라며 “시민의 입장으로 직접 들여다보는 지역의 모습은 군청 책상에서 생각하는 것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씨가 희망제작소에 파견 근무를 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2월 희망제작소와 완주군청 공무원들이 함께 진행한 일본 정책 연수였다. 일본의 시민단체가 진행 중인 농촌 살리기 프로젝트를 함께 살펴보고 온 뒤 임정엽 완주군수는 직접 박원순 상임이사를 만나 공무원 파견을 제의했다. 임 군수는 “희망제작소에서 추진하는 ‘귀농·귀향 프로젝트’나 ‘농산물 브랜드화’ 등이 행정부처 어느 곳보다도 앞서 가고 있어 직원 파견을 결정했다”며 “제대로 배워 오라고 기획통인 박 주사보를 파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규 희망제작소 기획1팀장은 “결국 희망제작소의 사업도 시민·공무원과 함께 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라며 “함께 일하면서 우리가 공무원을 이해하고, 공무원도 시민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때늦은 자취 생활로 혼자 밥을 해 먹는 것이 낯설다는 박씨는 “완주로 돌아가 1%라도 군 행정이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뀐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며 “말 그대로 완주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박씨가 희망제작소에 파견 근무를 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2월 희망제작소와 완주군청 공무원들이 함께 진행한 일본 정책 연수였다. 일본의 시민단체가 진행 중인 농촌 살리기 프로젝트를 함께 살펴보고 온 뒤 임정엽 완주군수는 직접 박원순 상임이사를 만나 공무원 파견을 제의했다. 임 군수는 “희망제작소에서 추진하는 ‘귀농·귀향 프로젝트’나 ‘농산물 브랜드화’ 등이 행정부처 어느 곳보다도 앞서 가고 있어 직원 파견을 결정했다”며 “제대로 배워 오라고 기획통인 박 주사보를 파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규 희망제작소 기획1팀장은 “결국 희망제작소의 사업도 시민·공무원과 함께 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라며 “함께 일하면서 우리가 공무원을 이해하고, 공무원도 시민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때늦은 자취 생활로 혼자 밥을 해 먹는 것이 낯설다는 박씨는 “완주로 돌아가 1%라도 군 행정이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뀐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며 “말 그대로 완주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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