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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시절. 그리운 백기완의 불호령’

등록 2023-02-12 20:59수정 2023-02-13 21:26

2주기 맞아 15일 시청앞 추모문화제
‘백기완 기념관’ 재건축 비나리 행사도
지난 2월11일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묘역에서 ‘백기완 선생 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백기완노나메기재단 제공
지난 2월11일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묘역에서 ‘백기완 선생 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백기완노나메기재단 제공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사장 신학철)은 오는 15일 기일을 맞아 고 백기완 선생 2주기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이날 오후 5시 서울 명륜동 통일문제연구소 건물을 재단장 중인 ‘백기완 기념관’에서 재건축 비나리 행사를 연다. 고 백 선생이 마지막까지 머물렀던 공간인 연구소는 ‘민중운동을 비롯한 한국근현대사의 기록을 담은’ 기념관으로 오는 5월초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재단쪽은 지난 8일 간담회를 열고 “주재환·심정수·민정기 등 민중미술가와 김중배·문정현·김세균 등 사회원로들이 재건축 공사 비용 마련에 힘을 보탰고, 공공운수노조·금속노조·공무원노조·언론노조·서울교통공사노조·금융노조 등 노동자단체에서는 단체 모금을, 뜻있는 시민들도 십시일반 동참했다”며 여러 기여자들을 한자리에 초대해 백기완 기념관의 성공적인 앞날을 담금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기완노나메기재단 제공
백기완노나메기재단 제공
이어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는 ‘거꾸로 가는 시절. 그리운 백기완의 불호령’을 주제로 서울 시청역 5번 출구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추모문화제를 연다. 재단의 채원희 이사는 “선생님께서는 생전에 ‘아픔의 현장에 맨 먼저 달려가 머리 숫자 하나 보태는 거지 뭐’라고 하셨다”며 추모문화제 장소를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재단과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에서 함께 마련하는 추모문화제에서는 새뚝이들의 영상, 몸짓패들의 추모공연, 추모글 낭독과 노래, 불호령이 그리운 사람들의 이야기, 새뚝이들의 한판 놀음, 날뫼북춤 등을 펼칠 예정이다.

오는 22일에는 오후 7시 백기완 기념관 2층에서 두해맞이 추모산문집 <기죽지 마라-우리가 백기완이다> 발간 기념 이야기 마당을 연다. 필자 39명이 모여 백 선생과 인연과 추억을 회고하고 뜻을 되새기는 자리이다.

앞서 지난 11일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묘역에서 추모식을 했다. 유족과 참석자들은 사전행사로 추모 순례길을 걸은 뒤 소리굿과 민중의례, 유작시 낭송과 추모공연에 이어 명진 스님의 목소리로 ‘백기완의 불호령’을 들었다. 또 송경동 시인은 백기완 선생의 유작시 '젊은이여'를 처음으로 낭송으로 공개했다.

고 백기완 선생의 친필 시 ‘젊은이여’. 백기완노나메기재단 제공
고 백기완 선생의 친필 시 ‘젊은이여’. 백기완노나메기재단 제공
‘젊은이여’-백기완

나는 어려서 이른 아침부터 남들은 학교가느라 바쁜 밝은 새 아침이 그렇게도 싫었다.

아무 데도 갈 데가 없는 나는 트릿한 날, 눈보라라도 몰아치면 그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거기서 높은 나무일수록 거센 바람을 먹거리로 삼고 자란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젊어서 곧게 난 들길을 혼자 걷기를 그리 좋아했다.

거기서 남들이 낸 들길은 끝이 있다는 것을 보고, 따라서 내가 가야 할 길은 내가 내야 한다는 것을 깨우쳤기 때문이다

젊은이여, 모래는 그것을 움켜쥐면 쥘수록 도리어 손아귀에서 다 빠져나간다는 것을 아는가

하지만 말일세, 망치와 쟁기는 그것을 움켜쥘수록 힘이 가나니

젊은이여, 이참 그대들의 손아귀엔 무엇이 쥐어지고 있는가.

명예? 돈? 권력? 안정? 고수준의 수입?

아닐세 그것들은 움켜쥐면 쥘수록 그대들의 손아귀를 빠져나가는 모래. 허무라

야망보다는 이상. 삶보다는 역사적 실천.

그 실천을 위한 알기(주체)가 되어 뚜벅뚜벅 이 썩어문드러진 세계를 가로 지르시라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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