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종편) 출범 당시 자본금 불법 충당 등의 위법행위로 최근 ‘6개월 업무정지’ 행정처분을 받은 <엠비엔>(MBN)이 재승인 심사에서 총점 1000점 가운데 640.50점을 받아 기준점수(650점)에 미달했다. ‘무자격 불법 방송’에 대한 재승인을 거부하라는 언론단체들의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방통위는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달 30일 승인 유효기간이 끝나는 종편 엠비엔과 <제이티비시>(JTBC)의 재승인 심사 점수를 공개했다. 이번 재승인 심사는 방송·미디어, 법률, 경영, 기술, 시청자 등 5개 분야 전문가 13명으로 이뤄진 심사위원회가 지난 3~6일 ‘공적 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 및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과 ‘프로그램 기획·편성·제작 및 공익성 확보 계획의 적절성’ 등을 중점 심사했다.
심사 결과, 640.50점을 받아 기준점수(650점)에 미달한 엠비엔은 ‘재승인 거부’ 또는 ‘조건부 재승인’을 받게 된다. 엠비엔은 중점 심사 사항에서 기준점수 50%에 미달하는 과락은 없었지만, 개별 심사 사항인 ‘방송발전을 위한 지원계획의 이행 및 방송 법령 등 준수 여부’(100점)에서 2017년 37.06점으로 과락한 데 이어 이번에도 50점 이하를 받아 과락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방통위가 방송법 위반 등을 이유로 엠비엔에 ‘6개월 업무정지’ 행정처분을 내린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엠비엔은 이번 심사에서 향후 5년 계획 등 미래 전략에 대한 청사진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심사위원들 말을 종합하면, ‘6개월 방송 중단’ 등 명운이 걸린 향후 대응 질의에 대해 대주주 자격으로 참석한 장승준 전 대표는 “죄송하다” “최선을 다하겠다” “노력하겠다” 등 구체성이 떨어지는 답변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티비시는 총점 714.89점을 받았으며, 중점 심사 사항에서 과락이 발생하지 않아 재승인 요건을 충족했다.
방통위는 “엠비엔은 총점 650점 미만을 얻어 재승인 거부 또는 조건부 재승인 요건에 해당한다”며 “심사위원회가 지적한 문제점에 대한 해소 방안과 개선 계획 등을 청문 절차를 통해 확인한 뒤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재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현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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