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종합편성채널(종편) <엠비엔>(MBN)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승인 조건을 지키지 않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게 되었다.
방통위는 7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엠비엔이 경영의 전문성·독립성·투명성 확보방안 중 사외이사진 개편을 계획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2021년 4월까지 이행하도록 하는 시정명령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지난 2017년 엠비엔 재승인 과정서 방송의 공적 책무 제고를 위해 사외이사 및 감사제도 개선 등 여러 조건을 부가해 해마다 이행실적을 점검하고 있다. 2019년 재승인 이행실적 점검 결과, 엠비엔은 사외 이사진을 방송의 전문성과 경영의 독립성을 갖춘 인사로 개편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방송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 자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엠비엔은 지난해에도 사외이사들을 방송 비전문가로 구성해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엠비엔은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는 2019년 이행실적 점검 대상이 아니어서 재승인 조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방통위는 “새로 선임된 이사는 방송 경력이 없어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보기 어렵다”며 “방송법 99조 규정상 특정 연도 이행실적 점검 결과에 따라서만 시정명령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김창룡 위원은 “올 3월 방송 경력 없는 분을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엠비엔 스스로 마련해 제출한 이행방안으로 방통위와 국민에게 한 약속이다. 2019년 한 차례 시행명령 받았는데 또 위반했으니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엠비엔은 6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부동산 부문 자회사 설립’을 위한 분할을 승인한 가운데, ‘자본금 편법 충당’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영진을 신설사의 이사 등으로 중용해 노조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