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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정치인 시사프로 진행 제동…방심위 “공정성·균형성 훼손 우려”

등록 2020-09-10 11:58

방송소위, ‘최강시사' '뉴스쇼' '돌직구쇼'에 ‘권고’
KBS ‘검-언 유착 의혹 보도’는 ‘의견 진술’ 결정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현직 정치인을 특별 진행자로 내세워 ‘정치적 중립 훼손 논란’에 휩싸였던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이 무더기로 행정지도를 받게 됐다. 앞으로 선출직 정치인의 방송 진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9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어 “한국방송(KBS) 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채널에이(A) <김진의 돌직구쇼>가 방송 심의규정 12조(정치인 출연 및 선거방송) 4항을 위반했다”며 ‘권고’를 의결했다.

방송소위는 “선거에서 선출된 현직 국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을 보도 및 토론프로그램에 진행자로 출연시키는 것은 해당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균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다만 관련 심의규정을 적용한 첫 사례인 점 등을 감안하여 향후 규정을 준수하도록 행정지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7월22일부터 사흘간 채널에이(A) <김진의 돌직구쇼> 임시 진행을 맡은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화면 갈무리
7월22일부터 사흘간 채널에이(A) <김진의 돌직구쇼> 임시 진행을 맡은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화면 갈무리
앞서 <김경래의 최강시사>는 진행자 휴간 기간인 지난달 3~4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마이크를 대신 잡았다. 당시 사회적으로 뜨거운 현안이던 부동산 정책 이슈를 다뤘는데, 정당별 견해 차가 커 정치인이 진행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진의 돌직구쇼>는 7월22일부터 사흘간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임시 진행을 했다. 여당 국토위 간사인 조 의원은 사회적 갈등 현안인 행정수도 이전 등의 이해 당사자로서 대담 중에 공박에 나서 객관성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현정의 뉴스쇼> 역시 앵커 휴가 기간인 6월29일~7월3일까지 원희룡 제주지사, 고민정 민주당 의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고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하루씩 진행을 맡았다.

방송심의 규정 제12조(정치인 출연 및 선거방송) 제4항은 ‘방송은 공직선거법의 규정에 의한 선거에서 선출된 자와 국무위원, 정당법에 의한 정당 간부는 보도프로그램이나 토론프로그램의 진행자 또는 연속되는 프로그램의 고정 진행자로 출연시켜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이 조항에서 정치인 진행 출연을 금지하는 프로그램은 ‘보도와 토론 프로그램’으로, 시사 프로그램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방송소위는 “2017년 대통령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이후 ‘토론프로그램’의 범주에는 전통적 형식의 토론 프로그램과 함께 대담‧좌담‧방담‧인터뷰 등이 모두 포함되며, 방송사 자체 편성 과정에서의 분류와 무관하게 방송 내용이 시사적 주제를 다룬다면 모두 해당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방심위에 민원을 신청했던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미희 사무처장은 “현직 정치인의 부적절한 방송 진행을 막은 것은 의미 있으나, 사안의 심각성·중요성에 견줘 법정제재가 내려지지 않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소위는 지난 7월18일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한 내용을 전하며 ‘이동재-한동훈 녹취록'에 없는 대화 내용을 확인된 사실처럼 보도해 논란이 일었던 한국방송 에 대해서는 의견 진술을 듣고 심의하기로 결정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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