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끝에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종합편성채널 <티브이(TV)조선>과 <채널에이(A)>가 또다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관련 오보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법정 제제를 받게 됐다. 두 종편은 공정성·객관성 등 조항에서 법정제재 건수를 매년 5건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데 티브이조선은 이미 4건을 받아 벌써 5건을 채우게 된다. 채널에이는 1건을 받은 상태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22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티브이조선> ‘뉴스특보’, <채널에이> ‘뉴스에이 라이브’, <엠비엔> ‘뉴스파이터’ 등 3개 프로그램(3월9일)에 대해 방송심의규정 ‘객관성’ 조항을 위반했다며 중징계에 해당하는 법정제재 ‘주의’를 결정하고 전체회의로 넘겼다.
이들 종편 3곳은 코로나19가 확산해 사회적으로 민감한 시점인 지난달 9일, 대구에서 온 사실을 숨긴 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입원 전에 보건소로부터 코로나19 검사를 거부당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확진자는 보건소를 방문한 사실이 없어 오보로 드러났다. 같은 날 <조선일보>(4면 “대구 거주자 아니다’ 거짓말…서울 백병원 뚫렸다)의 잘못된 기사를 사실 확인 없이 그대로 내보낸 결과다. 조선일보는 “병원 측에 따르면 A씨는 최근 대구에서 서울의 모 대형병원을 오갔다. 대구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진료 예약을 거부 당했다. 이후 한 개인 병원을 방문하고 보건소에서 우한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으려 했으나 이마저도 거부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로 진료진의 의료 거부 문제가 불거지며 논란이 확산하자 마포보건소 쪽에서 시시티브이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하고 질병관리본부도 확진자의 동선 조사결과 보건소를 방문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조선일보는 보도 나흘 만에 ‘바로잡습니다’를 게재했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공적 매체인 방송은 사실관계에 대해 철저한 확인을 거쳐 신속성보다는 정확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종편이 최대주주 관계사인 신문을 자주 인용하는 폐해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김재영 방심위원은 <한겨레>에 “종편의 가장 큰 문제는 중요한 국면마다 신문을 인용 보도하는 것을 되풀이한다는 점이다. 종편이 방송답게 할 수 있는 첫걸음은 신문과의 고리를 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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