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임기가 끝나는 최승호 <문화방송>(MBC) 사장의 후임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에 처음 도입하기로 한 시민평가단 대상의 정책발표회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21일 오전 긴급 임시이사회를 열고 다음 날로 예정된 문화방송 차기 사장 선임을 위한 시민평가단 대상의 정책발표회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방문진은 공영방송인 문화방송 사장의 선임 과정에서 시민 참여를 보장하고 시청자인 시민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이번에 시민평가단을 처음 도입한 뒤 연령, 성별, 지역 등 인구통계학적 기준으로 120명을 선정해 준비해왔으나 코로나 사태가 확산하면서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선택에 나선 것이다.
방문진 이사인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시민평가단이 3배수로 압축된 사장 후보들의 정책발표를 듣고 질의·응답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밖에 없게 됐다. 전국에서 시민들이 참여하는데, 만의 하나 전파·감염이라도 이뤄지면 걷잡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어제부터 논의하다 하루 더 상황을 지켜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사장의 임기가 끝나 선임 절차를 늦출 수가 없어 방문진 이사들의 후보 심층 면접 등의 심사만으로 강행된다. 박성제 문화방송 보도국장, 박태경 문화방송 전략편성본부장, 홍순관 <여수문화방송> 사장 등 3배수로 압축된 후보들은 이사들 앞에서 20분씩 정책발표 뒤 질의·응답 1시간씩, 한 후보당 80분씩 진행된다. 이사들은 이후 표결을 통해 사장 내정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방문진은 “문화방송 사장 선임 과정의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22일 오후 1시부터 최종 후보 세 사람의 정책발표를 인터넷과 모바일(iMBC 홈페이지, MBC페이스북) 통하여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현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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