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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독립시민행동 “KBS이사에 한국당 추천 부적격자 배제해야”

등록 2020-02-06 13:55수정 2020-02-06 14:03

총선 출마 이유 사퇴한 천영식 후임에 이헌 변호사 추천
언론노조·민언련 등 241개 단체 모인 시민행동 기자회견
“세월호참사조사위 부위원장으로 특조위 진상규명 방해”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땐 독단경영과 비위로 해임 전력”
방송독립시민행동이 6일 과천 정부종합청사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공영방송 <한국방송>(KBS) 이사에 자유한국당 추천 부적격자는 절대 안 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노조 제공
방송독립시민행동이 6일 과천 정부종합청사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공영방송 <한국방송>(KBS) 이사에 자유한국당 추천 부적격자는 절대 안 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노조 제공
4월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지난달 <한국방송>(KBS) 이사직을 사퇴한 천영식 이사 후임에 자유한국당이 이헌 변호사를 추천하자 언론시민단체들이 ‘부적격자’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조·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전국 241개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방송독립시민행동은 6일 과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영방송 한국방송 이사에 자유한국당 추천 부적격자는 절대 안 된다. 방통위는 정당 개입 배제하고 법과 원칙에 따른 독립적 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헌 변호사는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추천으로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특조위 활동과 진상규명을 방해하는데 앞장섰다. 오죽하면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그를 검찰에 고발했겠는가. 또 법무부 산하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재임 당시 법무부 감사결과 독단 경영과 비위행위로 해임된 전력이 있다”며 부적격 이유를 들었다. 공영방송 이사회 이사의 핵심 자질인 독립성, 공정성, 도덕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공영방송인 한국방송 이사는 방송법에 따라 방통위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러나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 및 이사 선임에서 정치권 여야가 일정 비율로 추천하며 ‘자리 나눠먹기’하는 위법 관행이 오랜 기간 굳어져 왔다. 이런 폐해 개선을 위해 지배구조 개선안을 담은 방송법이 국회에 계류중이지만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시민사회에선 자유한국당 등 정치권이 공영방송 이사회에 정치적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해 개정안을 미루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방통위에 냉정한 선택을 요구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방통위는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다. 법과 원칙, 방통위에 부여된 자기 권한을 다하면 된다. 현행 법테두리 내에서라도 공영방송 이사회 후보자들을 시민이 검증할 수 있게 하고 그 결과를 주요하게 반영해 추천․의결하면 된다. 오늘날 공영방송 이사회에 어떠한 자질의 인사가 필요한지는 시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무자격자를 추천하는 정치권과 타협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또 이명박, 박근혜 전 정권에서 언론장악에 나섰던 자유한국당에도 경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난 10여년간 공영방송과 공론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놨으면 그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죄와 반성은커녕 호시탐탐 공영방송에 개입하고 뒤흔들려는 작태를 국민들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반성 없는 정치 앞에 남는 것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공약했으나 진전되지 못하는 것을 문제삼으며 “4월 총선 이후 구성될 21대 국회 관련 상임위는 최우선 법 개정 과제로 ‘정치적 독립과 국민참여 방송법 개정’을 내걸고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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