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인들이 지난해 언론 보도가 비교적 자유로웠으며 언론 자유를 제한하는 가장 큰 요인은 광고주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지만 기자사회에선 2년 전에 견줘 되레 남성 비중이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13일 발표한 ‘2019 언론인 조사' 결과를 보면, 언론인들이 평가한 ‘언론 자유도'는 5점 만점에 3.31점으로 나타났다. 2007년 조사(3.35점) 다음으로 높은 점수로, 직전 조사인 2017년 때(2.85점)보다 0.46점 올랐다. 그러나 신뢰도(2.80점), 정확성(2.76점), 공정성(2.52점) 등에서는 평균 이하 점수로 나타났다.
언론 자유를 직·간접적으로 제한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응답자들이 꼽은 항목은 ‘광고주’(68.4%)였으며, 다음으로 ‘편집·보도국 간부’(52.7%), ‘사주·사장’(46.4%) 순이었다. ‘언론 관련 법·제도’(14.6%포인트 상승), 기자의 자기 검열(3.1%포인트 상승) 등 요인도 지난 조사 때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 유형별로 보면, ‘광고주’를 언론 자유 제한의 주요 요인으로 꼽은 비율이 신문사(74.7%), 인터넷 언론사(74.6%), 뉴스통신사(64.6%)에서 높게 나타난 반면, 방송사에선 ‘편집·보도국 간부’를 꼽은 비율(48.9%)이 높게 나타났다.
언론인들은 언론 보도에서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를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매우 문제가 된다’고 응답한 비율이 66.0%(5점 척도 4.36점)로 나타났으며,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언론사의 정확한 정보 제공’(4.55점)을 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플랫폼 사업자의 사회적 책무성 강화’(4.36점), ‘팩트체킹·가짜뉴스 검증 시스템 등에 대한 지원’(4.27점) 순이었다. ‘민·형사상 처벌과 법적 규제 강화’ 항목은 가장 낮은 3.71점으로 조사됐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 ‘워라밸’을 중시하는 추세 속에서도 기자들은 여전히 적게 자고 많이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21분이고, 노동시간은 9시간13분으로 법정 노동시간인 8시간을 초과했다.
기자 10명 가운데 7명이 남성인 것으로 조사돼 한국 기자사회가 여전히 남성 중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 여성은 27.2%, 남성은 72.8%로, 2017년 조사 때 여성 27.4%, 남성 72.6%보다 남성 비율이 높아졌다.
이번 조사는 기자직 종사자 195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방법은 대면 면접·언론사별 기자 리스트를 통한 온라인 조사였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1%포인트다. 지난해 6월26일부터 9월26일까지 실시됐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