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한국방송>(KBS) 사장(가운데)이 2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신관 국제회의실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영방송인 <한국방송>(KBS)이 최근 불거진 여러 논란에 대해 출입처 제도 혁파와 질 높은 콘텐츠 제작 등으로 시청자 신뢰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승동 사장은 2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자산관리사 인터뷰 검찰 유출 의혹, 독도 소방헬기 영상 미제공 ‘한국방송 수신료 분리징수' 국민청원 20만명 돌파 등 잇단 논란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다"고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양 사장은 인터뷰 유출 논란에 대해 "취재기자 입장에서 기획의도가 있을 수 있고, 인터뷰 대상자도 본인이 말하고 싶은 취지가 있을 것인데 두 가지가 충돌할 수 있다”며 "이 경우 다른 꼭지를 살려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고 본다. 기자와 데스크, 인터뷰 대상자와의 상호 관계 속에서 지혜롭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 부인 자산관리사 인터뷰로 드러난 출입처 의존 논란에 대해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외국 언론도 출입처 제도가 있지만 미국과 유럽은 국방부, 백악관 등 핵심 정보가 필요한 곳만 남고 출입처를 벗어나고 있다. 출입처 폐지의 기본 방향은 출입처를 안 나간다가 아니라 받아쓰기 등 부정적 관행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지가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영방송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이제 단순 정보가 아니라 의미, 맥락, 해석 등으로 분야별, 영역별, 주제별 이슈를 통한 충실한 정보”라며 출입처 폐지로 생기는 공백은 “전문가 집단의 뉴스 관여, 빅데이터 등 데이터 저널리즘 활성화, 시청자 제보나 시민 참여 확대, 탐사보도 강화 등으로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달 21일 한국방송 시청자위원회에서 조국 전 장관 부인 자산관리사 인터뷰 보도가 제작 가이드라인을 위배했다는 권고에 대해 한국방송은 내부 소통을 거쳐 출입처 중심의 뉴스생산체제를 개혁한다는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최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 지상파 3사 보도본부장의 회동이 부적절한 자리였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뉴스와 시사 제작의 방향성과 관점을 잡아가기 위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차원이었으며, 지금은 정치적 독립과 제작 자율성이 높아 보도 공정성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양 사장은 이와 관련해 "너무 몸 사리지 말고 다양하게 취재원을 만나면 좋겠다. 그로 인해 뉴스가 왜곡되는 사실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오해받을 소지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고 짚었다.
이날 양 사장은 지난 1년의 한국방송 성과에 대해 “재난방송 시스템 개편, 지역총국 활성화, 지상파 최초 9시 뉴스 여성 메인앵커 발탁, 출입처 제도 개선 선언,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콘텐츠 성공” 등을 꼽으며 “내년엔 방송제작 규범을 재정비하고 시청자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며 공영미디어로서 신뢰도를 높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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