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다음, 구글 등 포털의 뉴스 배열이 전통적으로 사람이 수행하던 방식에서 이용자들의 이용 데이터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수집해 맞춤형 뉴스를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대체되는 가운데 이용자들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더 신뢰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센터는 ‘포털 등의 알고리즘 배열 전환 이후 모바일 뉴스 이용행태’를 조사한 결과,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전문적인 사람의 기사 배열 중 어느 쪽을 더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70%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더 신뢰한다’고 응답했다고 29일 밝혔다.
언론재단의 조사는 8월16일부터 20일까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로 인터넷에 접속해본 경험이 있는 20살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 포인트다.
포털 가운데 다음은 ‘루빅스’라는 알고리즘을 통해 맞춤형 뉴스 배열을 실시해왔으며 구글도 기계적 처리를 통해서만 뉴스를 제공해 왔는데 우리나라에서 이용자수가 가장 많은 네이버는 지난 4월 수동 뉴스 편집 종료 뒤 모바일에서 플랫폼의 뉴스 배열은 모두 알고리즘 배열로 전환된 바 있다.
언론재단은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전문적인 사람(언론인, 편집자)이 각각 뉴스나 시사정보를 배열할 경우, 저널리즘 가치 가운데 공정성, 다양성, 정확성, 심층성, 투명성을 기준으로 어느 쪽이 해당 가치를 더 잘 구현할 것 같은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심층성을 제외한 나머지 가치에 대해선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더 잘 구현할 것이라고 답했다. 투명성의 경우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더 잘 구현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84.7%로 가장 높았으며, 공정성은 75.1%, 정확성은 69.9%, 다양성은 66.9%로 나타났다. 해당 사안을 깊이 이해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 정도를 뜻하는 심층성의 경우만 ‘전문적인 사람이 더 잘 구현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2.9%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층성에 대해서만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더 잘 구현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점은 “알고리즘 배열 전환 이후 심층, 기획기사보다 스트레이트 기사가 주목 받고 있다”는 점과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최근 네이버 등 포털이 지역 언론을 홀대한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실제로 이용자들이 개편 후 모바일에서 네이버를 이용할 때 지역 언론 등의 기사를 본 적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에서, ‘지역 언론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이 26.1%, ‘지역 언론의 기사를 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42.2%로 나타났다. 네이버 뉴스 이용 때 지역 언론의 기사를 자주 접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네이버에 제공되는 지역신문이나 지역방송 등 지역언론의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찬성한다’가 57.4%(약간 찬성 46%, 적극 찬성 11.4%)였고 ‘반대한다’는 12.2%(약간 반대 9.4%, 적극 반대 2.8%)로 나타났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