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방송된 문화방송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의 대표적 인사인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가 취재를 요청한 <문화방송>(MBC) 기자를 폭행해 파문이 일고 있다. 문화방송 기자회는 8일 “언론 자유를 방해하려는 모든 시도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전국 59개 방송사 2700명 기자들의 단체인 방송기자연합회도 규탄 성명을 냈다.
문화방송은 전날인 7일 메인 뉴스 <뉴스데스크>를 통해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가 <스트레이트>팀 취재기자를 폭행했다고 밝혔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반일 감정이 고조된 국민 정서와 달리 신간 <반일 종족주의>를 통해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고 있는 이영훈 교수의 견해를 듣기 위해 취재에 나섰으나 기자가 든 마이크를 집어던지고 기자에게 손찌검을 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위안부 성노예화는 없었다” “일제가 쌀을 수탈해간 것이 아니라 쌀을 수출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등을 부정한 인물이다. 문화방송에 따르면, 이 교수가 운영하는 ‘이승만 학당’ 등 보수단체는 문화방송 앞에서 강압적 취재였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스트레이트>의 해당 촬영분에 대해서도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문화방송 기자회는 “시청자들에게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전달하기 위해 자신을 만나러 간 기자를 폭행하고, 방송을 하지 말라며 가처분 신청을 하고, 언론사 앞에서 위세를 과시하는 일련의 행위는 본질적으로 언론 자유에 대한 폭력 행사로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심각한 불법 행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사태에 의연히 대처할 것이며 끝까지 취재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진실을 추구하는 정당한 취재활동을 결코 폭력으로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기자협회도 이날 성명에서 “이영훈 명예교수의 폭언과 폭행은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며 “이씨의 폭행과 친일행각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수사기관은 이영훈씨의 폭행 혐의를 엄정히 수사할 것과 서울대학교는 국적 없는 매국적 연구와 폭력을 일삼는 이영훈씨의 명예교수직을 당장 해촉할 것을 촉구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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