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산케이신문’ 자매지 월간 ‘세이론’ 억지 주장
일본의 극우성향 <산케이신문>이 자매지인 월간 <세이론>(정론)을 통해 한국과 주요국의 영향력 있는 신문들을 싸잡아 반일 좌파로 매도하고 나섰다.
잡지는 최근 발행된 1월호에서 ‘일본 악한론을 선전하는 국제 편향보도에 반격을-세계의 반일 레드(좌파) 신문 연구’라는 제목으로 <한겨레>을 비롯해, 미국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프랑스 <르몽드>, 중국 <인민일보> 등을 비난하는 글을 실었다.
잡지는 한국의 북한화, 적화통일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는 등의 황당한 주장으로 일관하면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와 헌법개정 움직임 등을 비판한 <한겨레>의 사설을 문제삼았다.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을 위해 야스쿠니 참배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 데 대해 잡지는 공동체 자체가 중국의 패권확립을 위한 것이므로 중국에 종속되자는 말이라는 억지 주장을 폈다. 아시아와의 공생을 촉구한 데 대해서도 북한과 중국이 원하는 대로 내버려두자는 얘기라는 터무니없는 해석을 내놓았다.
잡지는 최근 노리노미야 공주의 결혼을 계기로 일본 왕실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르몽드> 기사를 “좌파 학생의 선전물도 아니고, 한 나라의 명예를 이렇게 짓밟은 글이 있을 수 있는가”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뉴욕타임스>에 관해선 적어도 일부 논자들이 일본 국민의 디엔에이에 위험한 군국주의의 요소가 잠재해 있다고 확신하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 또한 고이즈미 내각 주요 각료에 대해 좌익의 관점에서 단죄하는 등 대일 보도 태도에서 <뉴욕타임스>와 별 차이가 없다고 잡지는 비난했다.
주요국 유력 신문들에 대한 이런 무차별 공격은 일본 지도층의 뒤틀린 역사인식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적 여론이 편향적 반일 보도 때문이라고 호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케이신문>은 지난달 28일 <뉴욕타임스>을 미-일 동맹 강화에 반대하고 중국 편을 드는 좌파 진보주의 신문으로 공격한 바 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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