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국방부 대변인이던 시절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김민석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기무사 계엄령 문건 사태를 두고 문재인 정부를 독일의 히틀러 정권에 견주는 칼럼을 써서 누리꾼들의 비판을 사고 있다. 김민석 논설위원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국방부 대변인을 역임한 경력이 있다.
김 논설위원은 3일 아침 <중앙일보>에 게재한 ‘
참모 무시한 히틀러, 군대 못믿는 문정부…결과는 추락 뿐이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청일전쟁 당시 “청나라군 지휘관들의 허위보고, 잘못된 판단, 전투의지 결여”로 “망국의 길로 접어”든 청나라의 사례, “독단적인 작전 지휘와 사병화”, 그리고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 참모부 의견을 묵살하고 기갑부대를 제때 투입하지 않”은 히틀러의 “잘못된 인식과 독단”으로 인해 무너진 독일군 등의 사례를 들어 기무사 문건 사태에 대응하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요즘 우리 군에 대해 떠오르는 단어는 하극상, 쿠데타, 비리, 성추행, 불신, 무소신, 방관, 자괴감 등이다. 그래서인지 안보 사안과 관련해 군의 존재감은 보이지 않는다”며 “군 자체 문제도 있지만 군대를 믿지 못하고 경시하는 현 정부의 책임이 크다. 경험 많은 고위 장성들을 불신해 내보내면서 몇 기수 뛰어넘은 육·해군 참모총장을 임명했고, 계엄령 문건을 작성한 기무사가 쿠데타를 음모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 대변인은 계엄령 문건 참고자료를 브리핑하면서 군을 ‘정권 도적’처럼 몰아붙였다”며 “하지만 계엄령 참고자료를 쿠데타 기획으로 보는 건 무리한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김 논설위원은 글 말미에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받지 못하는 군대는 유명무실하다”며 “우리 군이 19세기 말 청나라군이나 히틀러 시대 독일군처럼 추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김 논설위원의 글에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농부’는 다음 기사 댓글에서 “군이 정치에 개입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고 군이 민간인 사찰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지, 절대 해서는 안 되는것을 막는 것이 못 믿는 건가”라고 했고, ‘제이’는 “헌정을 문란시킨 일부 정치 군인을 걸러내는 과정이지 대다수 군인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며 “엉뚱한 논리로 대통령과 군을 이간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퀵쏘’는 커뮤니티 댓글에서 “대통령 도청하고, 쿠데타 모의하는 군대는 없애는 게 맞다”고 했고, ‘얼뚱’은 트위터에서 “이젠 하다하다 문재인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교하는 건가”라고 했다. ‘피두언냐’는 역시 트위터에서 “저 신문은 한국이 서태후에게 휘둘리다 아작난 청이나, 히틀러의 제3제국처럼 되길 바라나 보다. 하긴 서태후 비슷한 존재가 얼마 전까지 있었지”라고 꼬집었다.
김 논설위원의 국방부 대변인 경력을 지적하는 비판도 있었다. ‘가족과나’는 커뮤니티에서 “김민석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관진 한민구 국방부장관 시절에 국방부 대변인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김민석 대변인은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을 지내다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하던 도중 2010년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국방부 대변인을 지냈다. 국방부 사상 최장 기간 대변인을 지내면서 김태영, 김관진, 한민구 등 국방부장관 세 명의 입이 됐다. 2014년 5월에는 작심한 듯 북한을 “지도에서 없어져야 할 나라”라고 비판했다가 북한의 테러 우려로 한동안 무술 유단자 경호원을 대동하기도 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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