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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혁신보다 중요한 건 사람… 언론인의 번아웃 막아라

등록 2018-06-27 20:38수정 2018-06-27 22:18

포르투갈 세계편집인회의 참관기
지난 6일(현지 시각) 포르투갈의 휴양도시 이스토릴 콩그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편집인포럼 세션 ‘중소규모 언론의 혁신’에서 세계 곳곳에서 온 기자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지난 6일(현지 시각) 포르투갈의 휴양도시 이스토릴 콩그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편집인포럼 세션 ‘중소규모 언론의 혁신’에서 세계 곳곳에서 온 기자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로이터>가 뉴스룸(편집국)을 연구하면서 새롭게 얻은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우리가 그동안 기술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정작 사람의 문제에는 소홀했다는 점이다.”(영국 <로이터> 알렉산드라 보차트 전략개발이사)

세계편집인포럼에선 뉴스룸 혁신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받은 저널리스트에 대한 본원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발표도 마련됐다. ‘뉴스룸 2020’이라는 세션에서 보차트 이사는 “사람들로 이뤄진 뉴스룸을 잘 경영하는 것이야말로 언론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따라서 저널리스트나 직원들에 대한 관리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번아웃 증후군’(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그는 “매일같이 벌어지는 뉴스를 쫓아 살다 보면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요즘처럼 디지털과 종이신문, 방송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해야 하는 저널리스트라면 더욱 그렇다”며 “무엇보다 뉴스룸 구성원들의 번아웃 문제에 가장 먼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번아웃 문제에 조직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유능한 인재들이 급속도로 빠져나가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저연차 기자들의 엑소더스(퇴사)가 트렌드가 된 한국 사회에서 귀담아들어야 할 얘기다.

사람을 중시하자는 반성은 뉴스룸 혁신의 선택과 집중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미디어그룹 액시오스가 뉴스 콘텐츠 제작·유통·소비 전 과정에서 추구하는 ‘편의성 추구’가 한 예다. 액시오스의 최고디자인책임자인 알렉시스 로이드는 “편의성을 위해 우리가 세운 원칙은 ‘덜어내기’(subtraction)였다”며 “불필요한 것, 핵심적이지 않은 것을 덜어냄으로써 기자들과 에디터들이 좀 더 쉽게 뉴스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하고 독자들은 쉽고 즐겁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액시오스의 뉴스 페이지는 이른바 ‘똑똑한 간결성’(Smart Brevity)을 표방한다고 한다. 페이지 상단에서부터 헤드라인, 멀티미디어, 기사 요약, 그리고 핵심(axiom)을 순서대로 보여주면서 사람들이 부담없이 클릭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다. 액시오스 뉴스 페이지의 디자인에 대해 ‘독자들이 내용을 효율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최적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로이드는 “왜 그것이 중요한가를 보여주어야 한다”며 “기사의 문체 역시 친구에게 말하듯이 자연스럽게 쓴다. 우리는 이를 ‘치는 것이 아니라, 말하듯이 써라’라고 표현한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면서 ‘백악관 대변인 폴 라이언은 오늘 ~~라고 말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사람은 없다”며 “재밌거나 아름답거나 중요한 포인트 하나를 제대로 확실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스토릴(포르투갈)/글·사진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위 기사는 한국언론재단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위 기사는 한국언론재단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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