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은 18일 새 보도국장에 박성제 보도국 취재센터장을 내정했다. 박 내정자는 1993년 문화방송에 입사해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를 두루 거친 중견 언론인이다. 2012년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최승호 피디(현 사장)과 함께 해고됐다가 지난해 12월 5년 만에 복직한 해직기자 출신이다.
최승호 사장 체제에서 첫 보도국장으로 임명된 한정우 보도국장이 6개월 만에 교체된 것은 이례적이다. 보도 정상화를 내걸었지만 저조한 시청률과 이슈를 선점하지 못하자 새로운 변화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이날 노조는 사쪽에 보도국장 임명동의제를 제안해 일단 이번에 한해 시행하기로 합의를 이끌었다. 김연국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방송의 독립과 제작 자율성, 공정성 확보를 위해 임명동의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널리 형성돼 있었다. 아직 단협이 체결되지 않았지만 단협에 임명동의제가 포함되어 있어서 원포인트 합의를 했다. 뉴스를 혁신할 수 있는 동력을 모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보도국장 임명동의와 관련해 21일 정책 발표회 뒤 22~23일 온라인으로 찬반 투표를 할 예정이다.
문화방송에선 자사 뉴스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팽배하다. 지난 박근혜 정권에 방송이 장악된 상태에서 공정하지 못했던 뉴스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제 보도국장 내정자에 대해서도 최근 보도국 간부로 일한 만큼 이런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제 내정자는 “임명동의제에 동의했다”며 “지상파방송에서 꼴찌다. 뉴스콘텐츠부터 집중과 선택으로 바뀌어야 한다. 시청률에 연연하기보다 뉴스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에디터·팀제를 도입해 부서간 벽을 허물고 이슈 중심으로 대응하겠다는 보도국 조직개편과 뉴스 혁신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