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화방송의 <전지적 참견시점>에 대해 논의 뒤 법정제재를 내렸다. 사진 방심위 제공
출연자의 ‘어묵 먹방’에 세월호 참사 속보 화면을 삽입해 ‘세월호 희생자 희화화’ 논란에 휩싸였던 <문화방송>(MBC)의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전참시)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최종 심의에서 이 방송사의 추가 진술을 들은 뒤 방송소위의 과징금 처분보다 한단계 낮춰진 징계를 받았다.
방심위(위원장 강상현)는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전참시에 대해 ‘관계자 징계’와 ‘해당 회차 프로그램 중지’를 병과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매년 수행하는 방송평가에서 6점이 감점되는 법정제재로 재승인·재허가 심사 때 반영된다. 해당 회차 프로그램 중지는 재방송이나 바로보기가 금지되는 것으로 방송평가에서 4점 감점된다. 해당 방송프로그램 관계자 징계(4점)와 병과되며 감점 6점이 부과된다. 지난 17일 5명으로 구성된 방송소위에서 전원 합의로 결정한 과징금 처분은 방송평가에서 10점이 감점되는 최고 수위의 법정제재인데 이를 면하게 되었다.
문화방송은 이날 지난 방송소위에서 내려진 과징금 처분에 재진술 기회를 요청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주요한 사회 현안의 경우 전체회의서 긴급 심의를 바로 할 수도 있지만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추가진술 기회를 준 전례가 있어서 위원들간 수용 여부를 논의했다. 위원회는 당시 소위에서 긴급 심의로 이 사안을 다뤄 의구심이 해소되지 못한 채로 심의가 이뤄진 만큼 추가소명의 기회에 동의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던 조능희 기획편성본부장은 최대 피해자인 세월호 가족들과 소통해 “고의성이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책임은 제대로 질 것”이라는 가족협의회 입장문 발표, 제작진 등 정직·감봉의 중징계, 언론인 윤리의식과 인권 감수성 제고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이에 대해 ‘1.6초’의 순간적 영상이지만 사회적 파장이 엄청난 것에 견줘 문화방송의 대처가 안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그 방송이 나간 밤에 시청자가 영상을 보고 즉시 세월호 참사 화면이 배경으로 나온다고 바로 게시판에 썼다. 그런데 전문가집단이 조연출의 자료화면을 시사회 등에서도 걸르지 못할 수 있느냐”고 질책했다. 이어 재방송 때 1.6초의 화면 삭제와 다시보기 내리라는 지시는 했으나 세월호 피해자와 시청자에게 사과가 없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따졌다. 공영방송으로서 취약한 제작시스템의 문제점이나 사회적 피해자에 대한 공감능력 부재 등에 대한 지적들도 잇따랐다. 위원들은 제재 수위를 놓고 긴 시간 토론 뒤 관계자 징계와 해당 회차 프로그램 중지의 제안에 동의하는 의견도 나왔으나, 처음엔 5대 4로 소위의 과징금 처분 의견이 우세했다. 이후 휴식시간을 통해 의견을 조율한 뒤 제작진의 고의성이 확인되지 않고, 과거 다른 심의제재와의 형평성, 제작시스템 개선 약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감경조처로 정리됐다.
강상현 위원장은 “방송소위에서 만장일치로 과징금 처분을 의결했지만 문화방송 구성원들의 반성과 책임의식이 위원회를 부분적으로 설득했다고 본다”며 관계자 징계와 해당 회차 프로그램 중지를 결정했다. 전광삼 위원 등 3명은 과징금 부과라는 소수 의견을 남겼다.
문현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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