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에 휘둘리지 말고 주인 시각에서 미디어를 잘 활용하도록 지원하겠다.”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시청자미디어재단 신태섭 이사장은 9일 출범 3돌을 맞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청소년·귀농인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미디어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언론학자 출신답게 갈수록 커져가는 미디어의 위력과 역할에 대해 주목했다. 그는 “미디어는 거대한 영향력을 휘두를 수 있는가 하면, 민주주의와 인권의 보루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힘도 있다. 이런 혼란스러운 갈림길에서 재단이 새로운 공적 인프라 구실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본래 미디어 시민주권 강화, 시청자의 권익 증대 등을 통해 국민의 알 권리와 민주적 여론 형성에 기여하는 것이 설립 취지였으나 전임 이사장 때 ‘친박 낙하산’ 논란에 이어 ‘비리 소굴’이라는 오명을 입었다.
신 이사장은 “미디어 교육을 시민들의 구체적 필요에 부응하도록 현장에 맞추겠다. 증가 추세인 귀농인을 위한 미디어 교육도 준비하고 있다. 농어촌의 마을공동체에서 지역 특산물 판촉을 위해 미디어 활용의 필요성은 높으나 도시와 생활리듬이 달라서 접근이 어려웠다. 농촌진흥청 등과 협의해 농촌공동체의 자생력을 키우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맞춤형 미디어 교육을 위해 부산·광주 등 재단의 7개 지역센터 미디어 교사를 대상으로 현장 수요를 반영하고 지역별로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 공모를 진행한다.
청소년들의 방송 콘텐츠 제작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신 이사장은 “방송사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에 학생들이 마이크만 잡는 수준이 아니라 콘텐츠 기획·제작부터 주도하고 소통하는 활동을 확산시키도록 하겠다”며 우선은 <교육방송>(EBS)과 함께하고 앞으론 다른 매체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방송>에서는 100여개 학교의 학생 400여명을 선발해 청소년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 결과물을 정규 편성할 예정이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미디어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각적 서비스도 추진한다. 신 이사장은 “발달장애인의 학부모나 정부기구, 전문가와 힘을 합해 장애인용 방송 콘텐츠 제공 가이드북을 제작하는 등 방송 접근권을 강화해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