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에스비에스>(SBS) ‘미운 우리 새끼’ 방영 장면. 에스비에스 갈무리
출연자가 소주로 분수를 제작하는 장면을 방영한 <에스비에스>(SBS) ‘미운 우리 새끼’가 '법정제재'인 ‘경고’를 받았다.
2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해 5월 출연자가 ‘소주기행’을 주제로 여행하고, ‘소주 분수’를 제작하는 장면을 방영한 ‘미운 우리 새끼’에 법정제재 조처인 ‘경고’를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방심위의 제재는 행정지도(권고·의견제시)와 법정제재로 나뉘는데, 법정제재엔 주의·경고·관계자 징계·과징금 조처 등이 있다. 법정제재를 받으면 앞으로 채널 재허가 심사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해당 방송은 소주를 ‘녹색의 생명수’, ‘그 영롱함에 감탄한 노예 12년 차’ 등 음주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자막을 내보내기도 했다. 방심위는 “소주를 소재로 한 오락거리를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하면서 음주를 마치 권장할 만한 놀이로 인식될 수 있는 내용을 수차례에 걸쳐 방송해 음주를 미화·조장할 우려가 있다”면서 “특히 이를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했다는 점에서 법정제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날 방심위는 선정적 내용의 영화를 일반영화채널에서 방영한 영화전문채널 <인디필름>에 최고수준의 법정제재인 ‘과징금’ 조처를 내리기도 했다. 방심위는 “시청률 높이기에만 급급해 방송 매체로서 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결정의 이유를 밝혔다. 또 추후 전체회의에서 위반행위의 내용 및 정도, 위반행위의 기간 및 횟수 등을 고려해 과징금액을 정하기로 했다.
방심위는 또 이날 간접광고 상품을 노골적으로 부각해 방송한 지상파드라마와 케이블티브이(TV)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법정제재를 의결했다. 광고주인 수학학원과 주방용품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거나, 사용 모습을 부각해 방영한 <문화방송> ‘돌아온 복단지’는 법정제재인 ‘경고’를 받았다. <케이스타>(k-star)·<코미디티브이(TV)>의 ‘신상 터는 녀석들’, <올리브네트워크>의 ‘마음에 들어’, <티브이엔>(tvN)·<올리브네트워크> ‘섬총사’는 각각 과도한 간접광고로 ‘주의’를 받았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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