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배현진 전 <문화방송>(MBC) 아나운서 등의 입당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입당 환영식에는 길환영 전 <한국방송>(KBS) 사장, 송언석 전 기획재정부 차관 등이 함께 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전국언론노조가 자유한국당이 길환영 전 <한국방송>(KBS) 사장과 배현진 전 <문화방송>(MBC) 앵커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왜곡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며 9일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자유한국당 정태옥 대변인은 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배 전 앵커 영입을 ‘방송장악의 피해자 배현진, 천하의 영재’ 등의 표현으로 환영하고 있다. 한 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더 황당한 것은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두 인물 영입을) 역시 ‘신의 한 수’라고 환영하면서 ‘언론노조가 배 전 앵커를 사퇴시켰다’등의 근거 없는 말들을 언급한 일”이라고 했다.
언론노조는 또 “분명히 할 것은 진실에 대한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이 지금처럼 소위 ‘언론장악’을 운운하며, 길 전 사장과 배 전 앵커 대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힘겹게 공영방송을 지키기 싸워왔던 구성원들과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염원해온 국민 앞에서 자유한국당 정권 시절의 ‘한국방송 사장’과 ‘문화방송 뉴스데스크 앵커’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려 하는가”라며 “언론장악의 역사를 잊은 정당에게 미래는 없다”고 언급했다.
이날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도 성명을 내어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이자 자기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검증된 분들’이라는 설명과 함께 ‘문재인 정권의 폭압적 언론탄압과 언론장악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상징적 인물들이다’라고 (길 전 사장과 배 전 앵커) 입당 배경을 밝혔다”며 “노조는 이 같은 자유한국당의 발표에 실소를 금치 않을 수 없다. 길씨는 2014년 6월 취임 이후 방송법을 어기고 부적절한 보도개입을 일삼아 논란이 돼 사장 임기를 못 채우고 해임된 인물”이라 비판했다.
또 새노조는 길 전 사장을 두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 한국방송 간부의 부적절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유족들이 한국방송에 항의 방문했을 때는 아예 유족들 만나기를 거부하면서 도피하기도 했다. 이 같은 태도에 대해 비난이 퍼지자 길씨는 뒤늦게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자신은 책임을 회피하고 당시 보도국장에게 책임을 떠넘겨 사퇴를 강요하기도 했다”면서 “자유한국당은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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