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방송>(MBC)이 ‘방송 정상화’를 위한 경영진 교체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일 지역<문화방송> 다섯 곳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장·이사 해임과 새 비상임 이사 임명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충북문화방송의 김상운 사장은 최종 해임됐다. 그는 김장겸 전 사장 때 취임한 인물이다. 이태문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 본부(노조) 청주지부장은 이같은 결정을 환영하며 “지역 공영방송을 제대로 개혁할 인물이 새 사장에 선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주·전주·대전·대구 문화방송에서도 이날 주주총회가 열려 사장 직무대행을 선임하는 등 경영 정상화 절차를 진행했다. 4개 지역사 사장은 이미 사임했기에 해임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5개(여수·충북·원주·전주·대전·대구) 지역사 주총에서는 비상임이사직을 유지하던 백종문 전 부사장, 최기화 전 기획본부장 등 김장겸 전 사장 체제의 간부들도 해임됐다. 이들 대신 변창립 부사장, 조능희 기획편성본부장 등이 5개 지역사 신규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 이날 여수문화방송 주주들도 심원택 사장을 해임할 예정이었으나, 절차상 문제로 다음 주에 다시 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다.
이로써 서울을 제외한 문화방송 지역사 16곳 중 9곳의 사장이 해임되거나 사퇴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본사가 주식 100%를 소유한 울산과 광주, 춘천, 강원영동 문화방송 사장이 해임된 바 있다. 문화방송은 방송문화진흥회와 협의해 남은 7개(여수·목포·제주·경남·안동·포항·부산)지역사의 경영·이사진도 내달까지 해임할 전망이다. 각 지역사 마다 사장 해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열기 위해서는 대주주 문화방송 외에 소액주주의 동의가 필요한다. 각 지역사들은 2월까지 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방송 지역 계열사 담당자는 “소액 주주들이 주주총회 열기를 거부하면 법원에 신청을 내는 등 방법으로 내달 안에 사장 해임 절차를 대다수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영진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지역사 구성원들은 제작거부를 이어간다. 제주문화방송이 대표적이다. 최재혁 제주문화방송 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 때 아나운서국장으로 재직하며 2012년 파업에 참여한 아나운서들의 무더기 부당전보, 징계를 이끌었다. 지건보 문화방송 노조 제주지부장은 “최 사장 해임까지 제작거부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목포문화방송 구성원도 제작거부를 계속하고 있다. 김현종 목포문화방송 사장은 2012년 서울 본사 시사제작국장으로 일하며 <피디수첩> 작가 6명을 전원 해고하는 등 시사 프로그램 제작자율성 침해와 노동탄압을 불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창진 문화방송 노조 목포지부장은 “이달 31일 대표이사 해임을 위한 주주총회가 열려 김 사장이 해임될 것”이라며 “대표이사 해임까지 제작거부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문화방송 노조 경남지부와 여수지부도 제작거부를 지속할 계획이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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