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합의 파기’ 논란이 인 최남수 <와이티엔>(YTN)사장이 서울 본사 사옥에서 노조원들의 반대 속에 10일 오전 출근하는 모습. 전국언론노조 와이티엔지부 제공
‘노사 합의 파기 논란’에 휩싸인 최남수 사장을 향한 보도전문채널 <와이티엔>(YTN) 구성원들의 반대 투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남수 반대’ 파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10일 오후 1시께 전국언론노조 <와이티엔> 지부(노조)는 ‘2017 임금교섭 결렬과 와이티엔 정상화’를 위한 파업 찬반투표를 개표한 결과, 찬성률이 79.5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투표에 참여한 328명의 조합원 가운데 261명이 ‘최남수 반대’ 파업에 찬성표를 던졌다. 투표율은 87.46%였다.
이번 투표의 찬성률 79.57%는 와이티엔에서 2009년과 2012년에 이뤄진 두 번의 파업 때보다 높은 수치다. 2009년 구본홍 전 사장 퇴진을 위한 파업 찬반투표 때 72%(투표율 87.2%)의 노조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2012년 배석규 전 사장에 반대하는 파업 돌입 때도 찬성률은 65.6%(투표율 86%)였다.
박진수 지부장은 “파업 찬성률이 지난 두 번의 파업 과정 때보다 높게 나왔다는 것에 무게감을 느낀다”면서 “최 사장이 있는 한 파업은 불가피하다. ‘와이티엔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서 논의해서 파업 시기와 절차를 정하겠다. 최 사장 사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와이티엔 대주주(한전케이디엔, 한국마사회 등)에게도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한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중대한 상황이 발생한 것을 파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투표 결과는 지난달 20∼21일 와이티엔 노조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을 물은 결과다. 지난달 와이티엔 ‘적폐청산’ 기준·제도 미련을 두고 노사협상이 결렬되자, 노조는 와이티엔 기자협회·영상보도인 협회·기술인협회 등 사내 직능단체와 함께 비대위를 꾸리고 파업 찬반투표에 나섰다. 이후 언론노조의 중재로 투표함 개봉은 연기됐고, 지난달 27일 노사협상이 타결됐다. 합의안에는 △와이티엔 적폐청산을 위한 독립기구 설립 △지난 9년 동안 3년 이상 보직을 맡은 간부의 보직 임명자격 잠정 보류 △혁신 티에프(TF)를 보도본부장 산하로 이관 △보도국은 보도국장 책임 아래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보장 △첫인사에서 조직혁신, 인사혁신 단행 등이 담겼다.
하지만 최 사장이 지난달 29일 취임한 이후 ‘노사 합의 파기’ 논란이 불거졌다. 와이티엔 노사는 지난달 24일 협상 당시 구두로 해직 뒤 복직한 노종면 부장을 보도국장 후보자로 지명하기로 논의했으나, 최 사장은 지난 5일 돌연 송태엽 부국장을 보도국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지난 8일부터 최 사장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섰다. 최 사장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어 “(노 부장의 보도국장 임명에) 긍정적으로 해석 여지를 준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확정적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었다”며 “노조가 ‘인사권'을 확보해 사장을 고립시키고 결국 낙마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인사권을 요구한 적 없다”며 반발했고, 지난 9일 임금협상도 최종 결렬됐다. 이에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 결과 공개를 결정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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