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노사합의 파기로 도마에 오른 최남수 <와이티엔>(YTN) 사장(왼쪽)을 향한 출근 저지 투쟁 현장. 와이티엔 노조 제공
노사합의 파기 논란으로 <와이티엔>(YTN) 구성원들이 다시 ‘최남수 사장 반대’를 선언하고, 최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등 와이티엔 사태가 ‘강 대 강’ 충돌 양상을 빚고 있다.
8일 오전 7시30분께, 와이티엔 구성원 수십명은 출근하려는 최 사장 앞에서 “최남수는 물러가라”를 외쳤다. 최 사장이 “일하러 가겠다”며 출근을 강행하려 하자, 박진수 와이티엔 노조위원장은 “무슨 일을 하려는가”라고 비판했다. 최 사장은 결국 회사로 들어가지 못했다.
최 사장 반대 목소리가 거세진 것은 보도국장 인사를 두고 노사합의가 지켜지지 않은 결과다. 지난달 언론노조의 중재로 와이티엔 노사는 해직 뒤 복직한 노종면 부장을 보도국장 후보자로 지명하기로 논의했다. 이는 최 사장 제안으로 남겨진 녹취 파일에 남아 있다. 녹취 파일을 들어보면 박 위원장과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최 사장이 동석한 지난달 24일 협상에서 최 사장은 “보도국장은 해직자 중 한명(노종면), 미루어 짐작하시면 알 것”이라며 “(보도국장 내정을) 제안하면 제가 (1월)3일까지 답을 주면 된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이 “보도국장 문제는 다 클리어(정리) 된 거죠?”라고 묻자 최 사장은 “네”라고 답한다.
최남수 와이티엔 사장이 8일 오후 ‘노사합의 파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최 사장은 지난 5일 돌연 송태엽 부국장을 보도국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송 부국장의 고사로 보도국장 인사는 사실상 무산됐지만, 노조는 최 사장의 결정을 두고 명백한 ‘합의 파기’라 지적하고 있다. 권준기 와이티엔 노조 사무국장은 “절차에 맞지 않게 보도국장 후보를 지명한 것은 갈등을 증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와이티엔 노사합의를 중재했던 언론노조도 최 사장의 행보가 ‘합의 파기’라는 데 뜻을 모았다. 김환균 위원장은 “언론사 사장으로서 신뢰를 내팽개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 부장의 보도국장 임명에) 긍정적으로 해석 여지를 준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확정적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었다”며 “노조가 `인사권'을 확보해 사장을 고립시키고 결국 낙마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최 사장에게 인사권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반발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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