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미디어

‘위로금 줄 때까지 사퇴 못 해’…MBC 재건 발목 잡는 이사진

등록 2017-12-12 18:58수정 2017-12-12 22:28

김장겸체제서 선임된 이사 6명
1인당 3억2천만원가량 추정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김장겸 전 <문화방송>(MBC) 사장 체제에서 선임된 문화방송 이사들이 억대 규모의 ‘특별퇴직위로금’을 요구하며 사퇴를 거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12일 문화방송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승호 신임 사장이 취임한 뒤 문화방송 이사들은 거취에 대한 입장을 묻는 회사 쪽에 ‘특별퇴직위로금 지급 보장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2월 김장겸 사장이 취임한 이후 △백종문 부사장 △최기화 기획본부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 △이주환 드라마본부장 △이은우 경영본부장 △김성근 방송인프라본부장 △윤동열 미디어사업본부장 등 모두 7명의 이사를 선임했는데, 이 가운데 백종문 부사장은 김장겸 사장 해임 다음 날 사직서를 제출해, 나머지 이사 6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특별퇴직위로금’은 퇴직금과 별도로, 임기 만료 전에 퇴임하는 임원에게 지급하는 돈이다. 문화방송의 ‘임원 퇴직연금 지급 규정’에 따르면, 임원이 된 지 3년 미만인 경우에 △회사사정으로 인해 임기 만료 전에 퇴직하거나 △재임 중 특별한 공로가 있는 임원에 한해서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잔여 임기 1년당 연봉의 90%를 지급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엄기영 당시 문화방송 사장이 사퇴하면서 함께 물러난 이사들도 특별퇴직위로금을 지급 받은 바 있다. 현재 문화방송 이사 6명의 특별퇴직위로금 규모는, 문화방송 임원 기본 연봉이 1억8천만원 가량(2016년 기준)인 점과 이들의 임기가 김장겸 전 사장과 마찬가지로 임기가 오는 2020년 2월까지였던 점을 고려하면, 1인당 3억2천만원가량일 것으로 추정된다. 6명 모두에게 지급할 경우, 회사가 지출해야 할 퇴직위로금은 20억원가량이다.

문화방송 이사 임면권 및 특별퇴직위로금 지급 권한을 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다수 이사진은 이 같은 위로금 지급에 부정적이라, 법정싸움 등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1일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서 이진순 이사는 문화방송 기존 이사들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위로금은 오히려 기존 이사진이 엠비시 구성원들, 국민, 시청자들에게 줘야 한다. 그동안 공영방송 엠비시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엠비시를 바닥까지 추락시키는 데 일조한 이사들의 거취 문제는 명확한 진상 규명과 그에 따른 문책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가 접촉한 일부 이사들은 “특별퇴직위로금은 엠비시 규정에 명시된 것은 물론 상법상으로도 귀책사유가 회사에 있는 경우엔 손해를 배상해줘야 한다는 판결이 있는 만큼, 법과 절차에 따라 지급 받는 게 맞다고 본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가운데 한 이사는 “(최승호) 새 사장이 취임한 뒤 면담 한 번 한 적 없다. 사표를 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는데, 거취를 어떻게 결정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문화방송의 위상 추락에 대한 책임 여부를 묻는 <한겨레> 질문에 대해서 또 다른 이사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했고, 회사가 승진을 명해서 했을 뿐”이라며 “(엠비시의 위상 추락에 대해선) 다른 의견들도 있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이처럼 이사들이 특별퇴직위로금 지급을 언급하며 사퇴를 미루면서, 최승호 새 사장이 들어서고 나서도 조직개편, 인사발령 등 기본 업무가 지연되거나 차질을 빚고 있다. 기존 이사진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지난 11일 새 이사로 선임된 변창립, 조능희, 정형일, 구자중, 김종규, 박태경 등 신임 본부장들은 사장실 옆 회의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오는 13일로 예정된 문화방송 이사회에서는 기존 이사진과 새 이사진 등 모두 13명의 등기 이사가 모여 인사와 조직개편을 논의하는 기묘한 풍경이 펼쳐질 예정이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