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문화방송>(MBC) 사장 후보자 정책설명회가 시청자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최초로 생중계된다. 시청자가 정책설명회를 본 뒤 후보자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할 수도 있다. 일종의 ‘시민참여형 면접’인 셈이다.
문화방송 사장 선임권을 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16일 오후 제20차 정기 이사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엠비시 사장 선임절차 및 기준 결의건’을 의결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의결 취지로, “공영방송 엠비시의 재건을 위한 국민 의견 수렴이 가능하도록, 최종 후보자의 정책설명회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국민의 질의사항이 최종면접에 적용되는 방식을 도입해 추진하는 것으로 선임절차 및 기준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단계별 진행 일정을 살펴보면, 오는 20~27일 8일 동안 자천·타천으로 서류를 접수한다. 이어, 30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서류 심사를 한다. 이날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하고, 이 후보자 3명은 다음 달 1일 열리는 정책설명회에서 자신의 경영계획 등을 발표한다. 이 정책설명회는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며, 생중계 뒤에도 동영상을 방문진 누리집 등에 게시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정책설명회가 끝난 뒤, 다음 달 1~5일에는 방문진 누리집 등을 통해 국민과 엠비시 구성원들의 질의 및 의견을 수렴한다. 이 질문들은 다음 달 7일 열리는 면접에서 방문진 이사들이 대신해서 물어보게 된다. 서류 심사 지원자, 7일 최종면접 등 모든 과정이 공개될 예정이다.
방문진 이사회는 새 사장 선임 기준도 논의했다. 기준은 △공영방송에 대한 이해와 방송철학 △엠비시 재건을 위한 청사진(해고자 복직, 적폐 청산, 분열된 조직의 화합 및 결속) △정치적 중립과 방송 독립(정치적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보도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 △엠비시의 미래 비전(뉴미디어 환경에서의 엠비시 발전방안) △엠비시 지역 계열사 및 자회사와의 상생 방안 △건강한 방송생태계 조성(비정규직에 대한 처우 및 외주제작 시스템의 합리화) △도덕성과 청렴성이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는 옛 여권(자유한국당) 추천 이사 4명(김광동·권혁철·이인철·고영주)이 모두 불참했다. 이들 중 김광동·권혁철·이인철 이사는 이날 방문진 사무처에 새 사장 선임일정 중단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보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3인은 지난 11월13일 이사회에서 결의된 김장겸 사장에 대한 해임의결이 무효라는 소송을 15일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다”면서 “해임결의가 무효이기에 16일 이사회에서 진행 예정인 신임 대표이사 선임 일정을 중단시켜줄 것을 촉구하며, 선임 일정 논의에도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을 밝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완기 방문진 이사장은 “13일 이사회에는 김광동 이사도 참여했고, 권혁철 이사도 참여하겠다고 했다가 불참했다. (소송을 낸 3명 이사에게) 충분히 기회를 줬다. 김장겸 사장 해임의결에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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