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이 보도전문채널 <와이티엔>(YTN)의 공기업 대주주를 향해 최남수 사장 내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10일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주장했다. 한전의 자회사인 한전케이디엔(KDN)은 <와이티엔>의 지분 21.43%를 가진 1대 주주다.
언론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최남수 씨는 암울했던 외환위기(IMF) 시절 월급도 받지 못하던 동료들을 뒤로하고 해외 연수를 떠나더니, 연수 기간까지 연장해 준 회사를 학위 받자마자 그만두고 재벌기업으로 이직했다. 재벌기업에서 임원 승진에 실패한 뒤 회사로 돌아와서는 공정방송 투쟁이 시작되던 이명박 정권 초기 다시 회사를 떠나 다른 언론사로 옮겼다”며 “중요한 시기마다 회사를 등진 인물에게 어떻게 회사의 미래를 맡길 수 있단 말인가”라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또 “언론계 내부에서는 최남수 씨가 직전에 사장으로 있던 미디어그룹이 그를 전략적으로 와이티엔 사장 만들기에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준공영 언론사인 <와이티엔>의 사장 선임을 둘러싸고 특정한 이해관계가 개입됐다는 의혹은 이사회의 이번 결정을 더더욱 신뢰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일 <와이티엔> 이사회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후보자 가운데 최남수 전 <머니투데이방송>(MTN) 대표를 새 사장으로 내정했다. 하지만 와이티엔 노조는 최 내정자가 사추위 후보 3인에 포함됐을 때부터 ‘부적격 인사’라는 반대 의견을 밝혀왔고, 이사회 결정 직후 “촛불 민심의 요구를 등지고 시대정신을 역행하는 부적절한 인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최 내정자는 지난 6일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유야 어찌 됐든 여러분의 지적과 비판, 가슴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적폐 청산과 촛불 민심 수용에 앞장설 것을 약속했으나 노조는 같은 날 저녁 대의원 대회에서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언론노조는 한전케이디엔을 시작으로, 다음 주부터 한국마사회·한국인삼공사 등 <와이티엔> 대주주를 설득하는 기자회견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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