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전문채널 <와이티엔>(YTN) 이사회가 5일 새 대표이사로 최남수(56·사진) 전 <머니투데이방송>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회사 쪽은 다음달 중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 대표이사 추천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와이티엔 대주주는 한전케이디엔(KDN)·한국마사회·한국인삼공사 등이다.
최 내정자는 <한국경제신문>, <서울경제신문>, <에스비에스>에서 기자 생활을 했으며, 1995년 와이티엔에 합류해 경제부장·경영기획실장 등을 지냈다. 2008년 머니투데이방송 창립 멤버로 참여, 보도본부장과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최 내정자는 이날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임직원과 힘을 합해서 공정방송과 경영혁신을 실현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최고의 보도 채널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와이티엔이 지난 두 정권에서 겪은 방송장악 경험과 관련해 “(방송장악) 과정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에 관여한 사람들에 대해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해직기자들은 와이티엔의 자산이라고 생각하며, 이들에게 많은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와이티엔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방송장악’의 신호탄으로 해고 6명 등 대량 해직·징계 사태를 겪었다. 9년 동안 회사 밖에 머물던 해직기자들이 지난 8월 김호성 사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노사 협상으로 마침내 복직했지만, 와이티엔 정상화·개혁을 위한 움직임은 더딘 상태였다.
지난 5월 조준희 전 대표이사의 자진 사퇴 뒤에는 6개월 동안 대표이사 공백기가 이어졌다. 사장 공모가 한 차례 무산되기도 했다. 노종면 해직기자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서류 심사를 탈락한 가운데 방송개혁에 역행하는 이력을 지닌 인물이 같은 심사를 통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번 사장 재공모에는 노 기자와 함께 해직됐던 우장균 기자가 출마해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이사회에 추천한 후보자 3명 중에 들어갔으나, 이사회에서 고배를 마셨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노조)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진수 노조위원장은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한 마디로 실망스럽다. 최 내정자는 과거 와이티엔의 위기 상황에서 회사를 두 번이나 등졌다. 지난 9년 와이티엔 사태를 불구경으로 일관했던 인사가 이제 와서 회사를 경영하겠다고 나선 것인데, 이사회는 어떤 기준으로 뽑은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낸 성명에서 “
과감한 적폐 청산과 개혁을 이끌 선장으로 최 씨가 적합하지 않은 이유는 그 동안의 행보를 보면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촛불 민심의 요구를 등지고 시대정신을 역행하는 부적절한 인사”라면서, 이사진의 전면 해산을 요구했다. 노조는 또 최 내정자를 향해 “와이티엔
을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사장이 되겠다는 마음을 접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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