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MBC)본부 조합원들이 7일 오후 경영평가 결과 승인과 파업 긴급현안 보고, 김 사장의 이사회 출석 요청 안건을 다루기 위한 방송문화진흥회 정기이사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방문진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동안 김광동 이사가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옛 여권 추천 이사인 유의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가 “파업 상황에 부담을 느낀다”며 “거취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문화방송>(MBC) 정상화의 실마리가 풀릴지 주목된다.
7일 유 이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사퇴 여부는) 지금 말할 수 없다. 주말 동안 고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보 쪽에서 말하는 것처럼 소신에 반해 살지 않았다. 지금 파업에 굉장한 부담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2015년 8월 방문진 이사로 선임된 유 이사는 이번주 방문진 사무처에 이사 사퇴 절차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 때문인지, 유 이사는 이날 오후 열린 정기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날인 6일 밤엔 문화방송 소속 이화여대 출신 사원 17명이 이 학교 교수인 유 이사에게 “방송 총파업에는 방문진의 책임도 크다”며 방송 정상화 토론을 제안했다. 유 이사는 이날 오후 토론에 응하겠다고 답했다.
만약 유 이사가 사퇴하면, 문화방송 정상화의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문진은 옛 여권 추천이사 6명, 옛 야권 추천 이사 3명으로 이뤄진 문화방송 대주주다. 그간 다수 이사들은 부당노동행위·보도통제 등의 논란에 휩싸인 김장겸 사장 등 문화방송 경영진을 비호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옛 여권 추천 이사 자리 하나가 비면 상황은 달라진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보궐이사를 임명할 경우, 애초 6 대 3으로 옛 여권 추천 이사에 쏠리던 방문진의 의견이 5 대 4로 조정될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방통위의 해임, 검사권 발동이나 이사진 추가 사퇴가 더해지면, 방문진 내 옛 여권 추천 이사들이 다수에서 소수로 바뀔 수도 있다. 그러면 김 사장 해임안 등의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진다.
한편,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방문진 정기이사회는 여전히 김 사장 등 경영진 비호에 급급했다. 이사회는 시작부터 파행으로 이어졌다. 백종문 부사장이 “회사의 파업 대응 방안이 방송·언론사를 통해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며 파업 현안 보고를 비공개로 하자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소수 이사들이 “비공개로 해선 안 된다”고 반발하자, 고영주 이사장은 아예 내용을 듣지 않은 채 현안보고를 끝냈다. 이어 논의된, 파업 관련 김 사장의 이사회 출석 요청 안건도 다수 이사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다수 이사인 이인철 이사는 “임명된 지 6개월 된 사장에게 (파업의) 책임을 묻는다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사회에선 지난해 ‘문화방송 경영평가 보고서’ 공표·승인도 불발됐다. 해당 보고서가 보도·시사 부문을 비판적으로 평가한 점을 옛 여권 추천 이사가 문제 삼은 탓이다. 지난해 보도본부장을 맡았던 이는 김 사장이다. 소수 이사와 노조는 이를 다수 이사의 ‘김장겸 지키기’로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방문진이 이미 경영평가보고서 생산에 6000여만원을 집행한 상황에서, 이를 사실상 폐기한 것을 두고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