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예능·드라마·라디오·스포츠 등 전 분야
KBS 팀장·부장급 피디 중 88명, 보직 사퇴하기로
한국방송 피디협회는 23일 오후 총회를 열고 30일부터 제작 거부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한국방송 피디협회 제공
<한국방송>(KBS) 팀장·부장급 피디들이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보직에서 사퇴했다. 보직을 내려놓은 이들은 전체 부장·팀장급 피디 중 95%에 달한다.
29일 <한국방송>에서 팀장·부장을 맡은 간부 피디들 88명은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보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간부 피디들은 성명서를 내어 “결국 고대영 사장은 파국을 선택했다. 공영방송의 미래 대신 자신의 자리보전을 선택했다”고 언급했다. 또 “방송적폐에 불과한 고 사장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는 도저히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온전히 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라고 사퇴의 이유를 설명했다.
피디들은 “중간 간부의 책무는 구성원이 각자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독려하는 것”이라며 “지금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간부 피디들은 또 이날 이후 고 사장이 내리는 모든 지시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보직에서 사퇴한 간부 피디들은 예능·라디오·드라마·보도 등 전 분야에 소속돼 있다. 전체 부장·팀장급 피디 중 95%에 달한다. 지난 1일 간부 피디들 80여명은 “고 사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30일 오전 7시부터는 간부 피디를 포함한 한국방송 피디협회 회원들이 제작거부에 나선다. 피디협회는 제작거부에 참여할 피디가 75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