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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었어” YTN 해직기자들 9년 만에 첫 출근

등록 2017-08-28 11:02수정 2017-08-28 22:28

노종면·현덕수·조승호 기자 28일 출근
YTN 구성원들, 꽃길 만들어 환영
현 “동료들과 할 수 있는 것 세워가겠다”
28일 서울 상암동 와이티엔 본사로 출근하는 복직 기자들. 왼쪽부터 조승호·현덕수·노종면 기자 박준용 기자
28일 서울 상암동 와이티엔 본사로 출근하는 복직 기자들. 왼쪽부터 조승호·현덕수·노종면 기자 박준용 기자
‘기사 쓸 준비 됐나’, ‘보도국은 3층이야’, ‘떨지 마 잘 될거야’….

28일 오전 8시께, 서울 상암동 지하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입구부터 <와이티엔>(YTN)본사까지 가는 길에 이렇게 쓰인 종이꽃이 붙었다. 복직 후 처음 출근하는 노종면·현덕수·조승호 기자에게 ‘꽃길만 걷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노조)원 들의 환영 인사였다. 세 기자는 “언제 이런 걸 다 했느냐”라며 연신 웃음을 보였다.

“보고 싶었어.” 세 기자가 사옥 앞으로 들어서자 백여명의 <와이티엔> 구성원이 환호했다. 사옥 앞에서 세 기자는 동료들과 얼싸 안으며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사옥 안에 있던 구성원들은 세 기자의 복직을 환영하는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노 기자는 후배들을 향해 “(출근을 앞두고)원래 그러질 않는데 새벽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설레었다”면서 “기다려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 기자는 “출근하기 위해서 옷도 사고 했는데, 뭘 해야 하는지 아직 정리가 안됐다. 동료들과 할 수 있는 것들을 세워나가겠다”면서 “선후배들과 시민 여러분, 와이티엔 관심 가져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 기자는 “꽃길도 만들어주고, 이런 환영이 기다리고 있을 줄 몰랐다. 감동했다”면서 “받은 감동에 복직해서 일을 통해 여러분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28일 서울 상암동 와이티엔 본사 앞에 해직 기자들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린 모습.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 제공
28일 서울 상암동 와이티엔 본사 앞에 해직 기자들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린 모습.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 제공
세 기자는 이날 구성원들이 목에 걸어준 사원증으로 사옥 입구를 통과했고, 환호와 함께 보도국으로 안내받았다. 노사합의에 따라 이들 세 기자는 모두 보도국으로 복직한다. 조 기자는 정치부, 노 기자는 앵커실, 현 기자는 경제부에서 근무한다. 안내에 따라 세 기자는 일하게 될 보도국 부서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뉴스 스튜디오에 앉아 보기도 했다. 현 기자는 “보도국에 들어가는 게 9년 만”이라고 했다.

세 기자가 해직된 뒤 회사로 돌아오기까지는 3249일이 걸렸다. 와이티엔 이사회는 2008년 5월29일 17대 대선 때 이명박 후보 캠프의 언론특보 출신인 구본홍씨를 사장으로 내정했다. 노조는 ‘낙하산 사장’에 반발했지만, 사쪽은 이를 강행했다. 사쪽은 기존의 ‘보도국장 추천제’를 무력화했고, 같은 해 10월 노조 전·현직 간부인 노종면·현덕수·조승호·권석재·정유신·우장균 기자 6명을 해고했다. 6년여에 걸친 해고 등 징계 무효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6명의 해고를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고 3명의 해고만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2014년 대법원도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 판결로 3명은 돌아왔고, 3명은 회사 밖에 남았다.

28일 서울 상암동 와이티엔 본사 로비에 해직 기자들을 환영하는 영상이 흘러 나오는 모습.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 제공
28일 서울 상암동 와이티엔 본사 로비에 해직 기자들을 환영하는 영상이 흘러 나오는 모습.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 제공
복직 첫 날, 세 기자에게 환영 꽃다발 증정을 한 이들이 바로 권석재·정유신·우장균 기자. 3년 전 동료보다 먼저 돌아온 이들은 세 기자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세 사람이 돌아오는 것은 와이티엔의 집 나간 정의가 돌아오는 것이다”라면서 “고생많았을 동료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박진수 와이티엔 노조 위원장도 “3249일, 통한의 시간이었다. 오늘은 와이티엔과 언론에게 광복의 날이 될 것이다”라며 “(구성원들이)고생하는 <문화방송>(MBC), <한국방송>(MBC)에서도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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