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 기자들이 28일 0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한국방송 기자협회 제공
<한국방송>(KBS) 기자들이 28일 0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한국방송1·2> 라디오와 <한국방송1> 티브이(TV) 뉴스 프로그램 일부가 잇따라 축소·결방된다.
한국방송 기자협회는 이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방송기자협회 제작거부 선언문’을 발표했다. 박종훈 한국방송 기자협회장은 “공영방송의 근간인 신뢰도와 공정성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제 많은 시민이 케이비에스 뉴스를 믿지 않는다”며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1985년 한국방송에 기자로 입사한 고대영 사장은 보도국장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수사와 용산 참사 보도, 천성관 당시 검찰총장 후보 검증 보도 등을 왜곡·편파보도한 책임자로 지목돼왔다. 2011년 보도본부장을 역임할 때 일어난 ‘민주당 도청 사건’ 의혹의 배후라는 의혹도 사고 있다.
박종훈 기자협회장은 “(제작거부의) 1차 목표는 고대영 사장의 퇴진이다. 양심에 따라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우리의 신념과 진실에 기반한 취재를 하기 위한 당면 목표”라면서,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케이비에스 뉴스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방송 기자들이 28일 0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한국방송 기자협회 제공
제작거부 참여 인원은 28일 기준으로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국방송 기자 277명이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한국방송 기자들이 소속된 전국기자협회와 전국촬영기자협회도 29일 새벽 0시부터 제작거부에 동참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오는 30일부터는 참여자가 전국 470여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방송 보도본부 간부들은 긴급회의를 열어 남은 인력을 <뉴스 9> 제작에 총동원하기로 했으나, 1라디오와 <한국방송1> 티브이 프로그램 뉴스 일부는 결방·축소가 예상된다. 이미 28일 새벽 야근자와 주말 당직자들이 업무를 중단하고 근무 장소에서 철수함에 따라 28일 오전 1라디오 <아침 종합 뉴스>는 결방됐다. <취재파일 케이(K)>(한국방송1), <시사기획 창>(한국방송1)도 사전 제작한 방송분이 끝나는 대로 결방하게 된다.
보직 간부들의 사퇴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김종명 한국방송 순천방송국장이 지난 25일 보직을 사퇴하고 제작거부에 동참하기로 한 데 이어, <일요진단>(한국방송1) 김진석 앵커도 제작거부 동참 의사를 밝히며 지난 27일 방송을 끝으로 하차했다. 김진석 앵커는 고대영 사장의 입사 동기(1985년)이기도 하다.
한편 <한국방송>은 이날 오전 ‘케이비에스 뉴스는 차질 없이 정상적으로 방송되고 있습니다’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방송1>, <한국방송2> 채널에서 진행하는 총 14개 뉴스 프로그램 가운데 현재 결방이 결정된 건 조수빈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경제타임>(한국방송2) 하나뿐”이라며 “뉴스 이외에 기자들이 만드는 시사프로그램도 현재까지 결방이 결정된 프로그램은 없다”고 밝혔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