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기 전 삼성그룹 차장 문자’ 비판하며
170여명 ‘박노황 사장 퇴진’ 성명 잇단 발표
170여명 ‘박노황 사장 퇴진’ 성명 잇단 발표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1층 로비에서 <연합뉴스> 구성원들이 ‘장충기 문자’ 사태와 관련해 박노황 사장, 조복래 상무, 이창섭 전 편집국장 사퇴를 촉구하는 조합원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 제공
연합뉴스에 2010년 입사한 31기 기자 16명이 박노황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과 함께 발표한 타이포그래피. 이들은 “박 사장 취임 후 2년 반 동안 사원들이 고심해 올린 성명만 21만자를 넘어섰다. 그동안의 성명들을 꾹꾹 눌러담아, 어서 떠났으면 하는 한결같은 마음을 담아 타이포그래프를 만들어 보낸다”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 제공
[30기 성명] 자격 없는 '호박씨' 경영진, 더는 치욕스럽게 말고 물러나라
(…) 경영진은 삼성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누워있는 이건희 회장을 소재로 돈을 뜯어내려는 자들이 있다'고 자못 탄식하고는 '나라와 국민, 기업을 지키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져 간다'고 짐짓 우려했다. 자본권력에 메시지를 보내며 도대체 누구에게서 무엇을, 무엇으로부터 누구를 지키고자 한 것일까.
[26∼27기 성명] 현 경영진의 침묵을 규탄한다
(…) 매번 국가기간통신사란 지위를 강조하고 회사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내부 구성원의 만류 속에 지방발령, 해고, 징계 등의 강경책을 반복한 경영진이었다. 그 놀라운 존재감은 지금 일순간에 사라졌다.
회사 명예에 금이 가고 '혈세를 받는 국가기간통신사가 재벌의 마름 역할을 했다'는 비난이 빗발치는 지금 조직의 지도부가 숨기에만 급급한 것이다.
우리는 요구한다. 경영진은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은 결국 잘못에 대한 자정 능력이 없다는 것을 대외에 인정하는 것밖에 안 된다. 연합뉴스의 운명을 외부의 손에 떠넘기는 중대 해사 행위가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 회사의 신뢰를 해치는 행위를 중단하고 합당한 책임을 져라.
[29기 성명] 경영진의 분명한 책임을 요구한다
(…) 우리 현장기자들도 반성한다. 사랑하는 일터가 이렇게 망가지는 것을 보면서도 더 가열차게 투쟁하지 못했다. 2012년 파업때 일으켜 세운 공정보도의 가치가 잠식당하는데도 모든 것을 걸고서 이를 막지 못했다. 이제는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 다시 한번 뼈를 깎는 노력으로 연합뉴스 바로세우기, 국민과 독자를 위한 '바른 언론' 만들기에 힘을 쏟을 것이다.
[33기 성명] 사과하고 사퇴하라
(…) 정부 구독료는 당근이 아니다. 한국 언론에서 이토록 중요한 역할을 제대로 하라고 받는 채찍이다. 수백 명의 땀방울을 자본과 권력이 아닌, 독자와 언론 노동자를 위해 흘리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우리는 짓밟힌 자부심과 잃어버린 국가기간통신사의 역할을 되찾을 것이다. 오로지 국민의 알 권리만을 생각하며 묵묵히 일할 것이다. 동시에 싸울 것이다. 박 사장과 경영진은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사퇴하라. 그것만이 한 때 기자였던 당신들이 바닥난 자존심을 수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