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전화 인터뷰
“노조원 이념편향성 안 드러낼 자리 알아본 것”
기자·앵커 등 ‘MBC 블랙리스트’ 실행·지지 인정
“노조원 이념편향성 안 드러낼 자리 알아본 것”
기자·앵커 등 ‘MBC 블랙리스트’ 실행·지지 인정
고영주 방송문화진흥재단 이사장이 2015년 10월6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공산주의자라는 과거 발언에 입장 변화가 없느냐?”고 질문하는 동안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아래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오늘 공개된 사장 면접 속기록을 보면, 이사장이 “(1노조원을) 앵커로도 안 내세우고, 중요한 리포트도 안 시키고 그렇게 할 만한 여력이나 방법이 있냐” 등을 묻는 부분이 나온다. 노조원의 현업 배제를 사실상 지시한 것 아닌가?
“(속기록에) 뭐라고 나와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조원 파업한 분들은 적은 수치가 아닌데, 그분들 배제하고 갈 수 없지 않느냐, 이런 게 기본원칙이다. 그럼에도 도저히 공정방송 협조 못하는 부분들은 이념과 상관없는 자리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경영진에 의하면) 회사 일 협조안하고 그런 분이 많다는데. 그런 분들 일 안시킬 수도 없고. 그런 자리가 충분히 있느냐, 이념편향성 드러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있느냐고 물어본 거다.”
-이번 속기록은 ‘앵커·기자 블랙리스트’라고 볼 수 있다. 기존에 공개된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도 보고 받았던 것 아닌가?
“어떻게 할 건지 물어봤던 거다. (보도 부문에 안 쓸) 방법이 있다 하니까. 누구를 알아서 블랙리스트를 아나.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도 전혀 모른다. 문화방송 업무에는 관여를 안한다. 경영 성과를 보고 인사에 관여를 하는 거지, 누구를 써라 마라 하지 않았다.”
-왜 언론노조원들 ‘잔여 인력’, ‘유휴 인력’이라고 표현했는가?
“유휴든 잔여든 말이 문제가 아니다. (회사에) 협조 안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활용할 지가 (문제다). 문화방송 구성원의 절대다수가 1노조 소속이다. 그분들 배제할 수 없는 거다, 다 끌고가야지. 기본적으로 1노조가 강령에서 정치활동을 내걸고 있다. 정치활동을 하는데 방송을 이용하면 안된다. 중립성, 공정성, 독립성 있어야 하는데. 외부에 드러나는 데 (1노조원을) 쓰는 건 곤란하다.”
-김장겸 사장은 보도국장·보도본부장을 거쳤기 때문에 이런 인사 행태를 모를 리 없다. 주요 책임자인데, 어째서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 사장으로 선임했는가?
“권재홍은 문화방송 경영을 관리한 사람이고, 인력관리 궁금해서 물어봤던 거다. 거기서 다 들었으면 또 같은 얘기 물어볼 필요 없어서. 김장겸 사장은 안 물어봤다.”
-앵커에 대해서 지적한 것은, 당시 문화방송 <주말 뉴스데스크> 박상권·이정민 앵커가 2016년 12월11일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한 문화방송의 편파보도에 항의하며 자진하차한 것 때문이었나?
“정확한 기억은 안난다. ‘최순실 국정농단’, 전 언론이 엄청난 비리 저지른 것처럼 보도했는데, 지금 그게 사실이 아니다. (2008년) 광우병 (보도) 비슷한 거다. (자진하차한) 그 분은 이를 테면 목적을 위해 방송을 활용하려다가 그만둔 게 아니겠나. 누군지는 모르는데 그런 일이 있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하차했다는 (사실은 들어서 알고 있다).”
-피디들 문제라고 지적한 건 사장 면접 이틀 전인 2월21일 방송된 <피디수첩> ‘탄핵, 불붙은 여론전쟁’편이 문제가 있다고 봤기 때문인가? 방문진이 방송 프로그램에 개입하는 건 문제 아닌가?
“지시하고 그렇게 안했다. <피디수첩>에서 ‘태극기집회 참여자가 돈 받고 한 것'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조작방송’이라는 항의가 빗발쳤다. 내가 항의받은 대로 물어본 거다. 나중에 보니까 조작은 아니었다.”
-경영진이 언론노조 구성원들을 ‘유휴 인력’으로 대한 것에 대해 정말 문제 없다고 보는가?
“(노조를) 포용하고 끌고가야 한다는 것은 간부진이 애를 쓴다. 포용하려고 해도 도저히 안되는 거부하는 분들을 모셔놓고 봉급만 줄 수 없는 것이고 그걸 물어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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