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 시사제작국 소속 피디(PD)와 기자들이 3일 서울 마포구 문화방송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프로그램 제작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경영진 퇴진과 `피디수첩' 이영백 피디에 대한 대기발령 철회를 요구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문화방송>(MBC)이 회사의 불합리한 보도 통제에 문제를 제기하며 제작거부에 나선 시사제작국 소속 기자·피디를 무더기로 대기발령했다.
문화방송은 4일 시사제작국 소속 기자·피디 5명에게 2개월 대기발령을 통보했다. 대기발령은 통상 중징계 이전에 이뤄지는 조처다. 대기발령을 받은 이들은 <피디수첩> 소속 김현기 피디와, <시사매거진2580> 소속 노경진·권혁용·박종욱·이지수 기자다. 이들은 “회사 간부진이 보도 독립성 침해 행위를 했다”며 제작거부를 선언했었다. 이 중 박 기자는 신사업개발센터로 전보됐다가 대법원이 “부당한 조치”라는 판결을 확정하며 올해 4월 시사제작2부로 복귀하기도 했다.
문화방송은 연이은 제작거부 선언에 ‘대기발령 조치’로 맞서는 모양새다. 지난달 21일 <피디수첩> 제작진이 제작거부에 나서자, 4일 뒤 이영백 피디를 대기발령한 바 있다. 회사 쪽은 이 피디가 대기발령을 받은 지 10일 만에 또다시 대규모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3일 시사제작국 소속 기자·피디 22명이 제작거부에 동참한다고 선언한 데 대한 조치로 보인다. 시사제작국 구성원의 보직사퇴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김형윤 시사제작국 4부장은 “동료들의 제작거부 뜻에 공감한다”며 보직에서 사퇴했다. 지난달 24일에는 <피디수첩> 팀장을 맡았던 장형원 시사제작3부장이 보직 사퇴한 바 있다.
한편 문화방송은 김민식 피디에 대한 인사위원회도 11일 다시 열 예정이다. 김 피디는 ‘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쳤다는 이유로 대기발령 이후 심의국으로 전보조치 됐고, 인사위원회에도 회부됐다. 인사위는 인사위원인 경영진이 정회를 주장하며 계속 결론을 맺지 못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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