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4일 과천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모습. 김효실 기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의 배우자가 과거 부동산 거래 때 실제 가격보다 거래가를 낮춰 적는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이 후보 쪽은 “당시 관행을 무비판적으로 따라간 것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경욱 의원(자유한국당)이 14일 낸 보도자료를 보면, 이 후보자의 부인 권아무개씨는 2000년 6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56.57㎡)를 1억2천만원에 매입했다고 강남구청에 신고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가 민 의원에게 제출한 아파트 매매 계약서를 보면, 실제 거래금액은 2억9천만원이었다. 권씨가 구청에 거래가격을 1억7천만원 낮춰서 신고한 것이다. 민 의원은 당시 과세율을 고려했을 때, 이 후보자 쪽이 다운계약을 통해 최소 1천만원 가량의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민 의원은 또 해당 아파트의 현재 가격이 매입 당시보다 약 5배 오른 15억원 가량이라면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 쪽은 즉각 해명 자료를 내고 “개포동 아파트 매매계약은 2000년 당시 부동산 관행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써 원칙에 어긋나는 관행을 무비판적으로 따라간 것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재건축이 이루어지면 실제 거주할 목적으로 구입하여 지금까지 17년 동안 보유하고 있고 실제 거주하기도 하여 부동산 투기는 아니다. 세금 차액과 관련해서는 성실히 납부할 계획이며 현 시점에서 납부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 쪽 진성철 대변인은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이 후보자 가족은 개포동 아파트에서 2008~2011년 3년 동안 거주했다. 입주할 때 이 후보자의 부인이 공들여 인테리어도 했다. 다만 직접 살아보니 불편한 점이 많아 이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마련한 ‘고위 공직자 인사검증기준안’은 다운계약서의 경우, 공시지가가 아닌 실거래가로 신고하도록 제도가 바뀐 2006년 1월 이후 벌어진 사안일 때 고위 공직에서 배제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13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의원(자유한국당)은 이 후보자가 유료방송 사업자인 케이티(KT)스카이라이프의 시청자위원장직을 맡고 있어, 방통위원장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방통위설치법은 임명 전 3년 이내에 방송·통신 관련 사업에 종사했던 사람을 결격자로 규정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 후보자가 지난 3월 시청자위원장을 맡은 뒤 케이티스카이라이프로부터 회의 주재 등 명목으로 3월과 5월 각각 73만2200원의 비정기 급여를 받았다는 점에서, ‘종사자’ 개념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3일 청와대의 지명을 받고 이틀 뒤인 5일, 케이티스카이라이프 쪽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 후보자 쪽은 시청자위원의 경우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시청자위원회의 경우 위촉직에 해당하여 방송사 경영,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않고 고용계약을 맺고 있지 않는 등 종사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후보자 쪽은 또 “시청자위원회는 외부전문가가 시청자 권익보호를 위하여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제시 및 시정요구 등을 수행하기 때문에 방송사업자의 이익을 도모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19일 열릴 예정이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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