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1일 저녁 서울 상암동에서 <와이티엔>(YTN) 노조가 주최한 해직사태 3000일 행사가 열렸다. 와이티엔 노조 제공
보도전문채널 <와이티엔>(YTN) 노사가 해직기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식 논의를 시작했다. 와이티엔에서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낙하산 사장’ 인사를 반대하던 당시 노조 집행부 6명이 집단 해고됐는데, 이 가운데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가 아직 회사로 돌아가지 못한 상태다.
8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와이티엔 노사는 이날 오후 해직자 문제 해결을 위한 첫 회의를 열었다. 지난 5일 회사 쪽이 보도자료를 통해 “공정방송 실현의 상징이자 사내 통합의 걸림돌이었던 ‘해직자 복직 문제’를 상반기 안에 해결하기 위해, 조건 없는 공식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힌 지 사흘 만이다.
첫 회의에서 김호성 사장 직무 대행과 박진수 와이티엔 노조위원장이 상견례를 했고, 이어진 논의는 와이티엔 기획조정실장과 노조 실무자가 진행했다.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는 △해직기자 복직과 명예회복 △2008년 집단 해고·중징계 사태에 대한 회사 쪽의 전향적 사과 등을 요구했다. 노조 쪽 요구안에 대해, 사쪽은 오는 12일 2차 회의에서 입장을 정리해 제시하기로 했다.
5일 사장 후보자 모집 공고를 내는 등 새 사장 선임 절차도 시작했다. 지난달 조준희 사장이 자진사퇴하고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다. 현재는 김호성 총괄 상무가 사장 직무 대행을 맡고 있다. 앞서 와이티엔 이사회는 2일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운영 방안을 승인했다. 와이티엔 사추위는 2008년 마지막으로 운영된 뒤, 사장 선임이 3번 더 이뤄지는 동안 한 번도 가동되지 않았다. 9년 만에 부활한 사추위는 모두 5명으로, 주주사가 추천한 3명, 회사 구성원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1명, 시청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1명으로 구성된다. 시청자 몫 추천은 노조 제안을 회사 쪽이 받아들여 처음 도입한 것이다. 위원 구성은 12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추위는 16일 서류 접수가 끝나면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2~3배수의 사장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사회는 이들 가운데 1명을 사장으로 선정하며, 신임 사장은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박진수 와이티엔 노조위원장은 “사추위의 부활은 지난 9년간 이뤄진 ‘밀실 인사’ 대신,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친 사장을 선임하도록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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