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빠르게, 정확하게, 심층적으로.’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 개표 중계를 앞둔 방송사들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각오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인 만큼, 유권자 시청자들이 즐길 수 있는 재미 요소도 준비했단다.

투표가 종료되는 9일 저녁 8시엔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에스비에스>(SBS) 지상파 3사가 일제히 한국방송협회와 한 공동 출구조사 결과를 방송한다. 공동 출구조사는 소모적인 경쟁을 피하고 선거 예측 결과의 정확성을 높이려고 2010년부터 해왔는데, 이번엔 투표자의 속마음까지 입체적으로 분석해보려고 ‘심층 출구조사’를 할 예정이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에게 어느 후보한테 투표했는지만 물었던 지금까지와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후보 선택 이유와 차기 정부의 우선 해결 과제,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유권자 의견까지 묻는다.

방송사들은 출구조사 데이터에 자체 당선 예측 시스템을 더해, 실시간 개표 상황과 득표율 추이를 분석해 전할 계획이다. 한국방송은 2002년부터 가동해온 ‘디시전케이(K)’, 문화방송은 2014년 지방선거 때 도입한 ‘스페셜엠(M)’을 선보인다. 에스비에스의 ‘유력과 확실, 당선까지, 유·확·당’은 변종석 한신대 응용통계학과 교수가 패널로 참여해 분석을 돕는다.

개표 데이터 시각화와 ‘볼거리’도 더 화려해진다. 한국방송은 축구장 등에서 역동적인 영상을 보여줄 때 사용하는 ‘스파이더캠’으로 서울 광화문 현장을 담은 영상 위에 출구조사 결과와 디시전케이 등의 정보를 입혀 내보낸다. 이는 시청자들이 광화문광장에서 개표 상황을 보는 것 같은 증강현실(AR)을 체험케 할 것이라고 한다. 문화방송은 서울 잠실의 123층짜리 롯데월드 타워 외벽 엘이디(LED) 패널에 선거 정보를 나타내고, 취재 헬기로 촬영한 장면을 시청자들에게 전한다.

‘특별 손님’ 초대 경쟁도 치열하다. 한국방송은 출구조사와 실시간 개표 정보를 전달하는 인포그래픽을 인기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패러디 형식으로 만들면서 ‘국민 엠시(MC)’ 송해를 등장시킨다. 문화방송은 개그맨 서경석을 내세워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등과 함께 개표 상황을 분석한다. <제이티비시>(JTBC)는 ‘까칠한 유권자’ 콘셉트로 배우 윤여정, 유시민 작가를 <특집 뉴스룸> 1부에 초대한다.

현장에서 민심을 전하고, 선거일을 축제로 즐기는 프로그램도 있다. 에스비에스는 광화문에서 이날 오후 4시부터 <정봉주의 광장톡> 토크쇼를 열고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한다. 저녁 7시20분부터는 장미여관 등이 함께하는 양희은의 광장 콘서트 ‘꽃길’을 연다. 제이티비시는 메인 앵커인 손석희가 광화문 ‘열린 스튜디오’에 나가 오후 6시부터 <특집 뉴스룸>을 진행한다. 스튜디오는 사방이 유리로 만들어져 시민 누구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

모바일에서도 실시간 개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포털 네이버와 다음은 이번에 처음으로 개표단위별 개표 현황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받은 데이터로 전국 개표 현황과 함께 시·도, 시·군·구, 읍·면·동 단위로 후보자별 득표수와 득표율, 득표순위를 전한다. 카카오는 한국방송, 에스비에스, 제이티비시 등 10개 방송 채널의 선거 방송을 중계하며, 방송 링크를 카카오톡 대화창에 공유하면 ‘카카오티브이’를 통해 대화창 안에서 지인들과 대화하며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은 온라인 매체 <허프포스트코리아>와 함께 저녁 7시30분부터 페이스북에서 대선 특별 라이브 방송을 한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