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과 오비에스(OBS)희망조합지부가 지난 14일 오비에스경인티브이 본사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쪽의 정리해고를 규탄했다. 오비에스 노조 제공
경인 지역 지상파 민영방송 <오비에스>(OBS)의 창사 9주년 특집 다큐 <세월호 그 후, 트라우마는 누구의 것인가>가 20일 ‘제21회 와이더블유시에이(YWCA)가 뽑은 좋은 티브이프로그램상’ 생명평화 부문을 수상했다. 1년여 제작 기간을 거쳐 지난해 11월 공개된 다큐는 방송기자연합회의 ‘이달의 방송기자상’도 받은 바 있다.
올해로 창사 10주년을 맞는 오비에스에 좋은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지금 오비에스는 경영위기 극복 방안을 놓고 노사가 크게 대립 중이다. 지난 14일엔 회사 쪽이 피디 등 직원 13명에게 해고를 최종 통보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유은혜 수석대변인과, 심상정 정의당 후보 선대위의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17일 성명을 내어 이를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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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없이 경영난 극복 못한다? 지난해 말 오비에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재허가 심사에서 기준 점수를 넘기지 못해 허가 취소 위기를 맞았다. 방통위는 올해 12월31일까지 자본금 30억원 확충 등을 조건으로 ‘1년짜리’ 재허가를 내줬다. 지역 시청자 주권 훼손과 대량 해고 사태 발생 등을 우려한 것이다. 하지만 사쪽은 심사 통과 뒤, 전체 인원 220명(올해 1월 기준) 가운데 33명 외주화, 20여명 감원이 핵심인 ‘2017 경영혁신 및 구조조정 추진안’을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향후 추가 해고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오비에스지부는 거세게 반발했다. 유진영 오비에스노조 지부장은 “지난해 임금을 10% 반납했고, 회사 쪽이 해고를 확정통보하기 전에 직원들이 퇴직금 출자 전환으로 60억여원을 마련하겠다고까지 제안했는데, 회사 쪽은 지분율 문제 등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거절했다”며 “재송신료(CPS), 스마트미디어렙(SMR) 등 다른 통로로 수익을 내려는 노력 대신 인원을 줄이려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방통위는 재허가 조건에서 자본금 확충을 주요 과제로 꼽고, 방송 프로그램 제작투자비는 재허가 때 제출한 계획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노조는 경영진의 행태가 재허가 조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이에 회사 쪽 관계자는 “주주들에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투자를 늘려달라고 얘기할 수 없다. 경영혁신 노력을 함께 보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맞선다. 노조는 회사 쪽의 해고 확정통보 이후 ‘대주주 퇴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혀, 갈등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오비에스(OBS)희망조합지부가 지난 14일 오비에스경인티브이 본사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쪽의 정리해고를 규탄했다. 오비에스 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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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 부실 책임 인정해야 2007년 개국 이래 줄곧 적자를 기록한 오비에스의 경영난 배경에는 정부의 비일관적·차별적인 정책이 자리한다는 지적도 다시 나온다. <에스비에스>(SBS)와 네트워크를 맺은 다른 지역방송과 달리 오비에스는 독립 지역방송이라 100% 자체 편성이다. 자체 제작 비율도 40%대 이상 유지해왔고 지역성 구현 노력도 안팎에서 인정받았다.
하지만 개국 전 정부가 약속한 서울 지역 재송신은, 정권이 바뀌면서 개국 3년이 지난 뒤에야 완성돼 초반 경영에 타격을 줬다. 오비에스 쪽은 기존에 코바코(한국방송광고공사)가 대행하던 광고 판매도, 2012년 정책 변경으로 다른 민영 미디어렙으로 옮겨가면서 불이익을 봤다고 판단한다. 오비에스는 또 자본금이 90% 이상 잠식된 상황에서도 매년 수억원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납부했다. 종합편성채널이 정부로부터 의무 재전송 지위 부여, 방송통신발전기금 납부 유예, 독자적으로 광고 판매를 할 수 있는 미디어렙 운영권 등의 혜택을 받은 것과는 확연히 비교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1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오비에스가 지난달 말 제출한 경영 안정화 계획 등을 검토 중이다. (구조조정으로) 자체 제작 능력이 약화된다면 재허가에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방통위가 오비에스가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적 조건을 제공했다’는 지적을 두고는 “(다른 방송사와) 동일한 조건을 제공하며, (정책이) 경영에 큰 부담이 될 거라고 여기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