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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재난 피해자에게 ‘지금 심정’ 묻지 마라”

등록 2017-04-13 18:54수정 2017-04-13 21:23

방송기자연합회, 재난보도 교육 동영상 제작
세월호 취재기자·유족 인터뷰 등도 담아
‘지금 심정이 어떠신가요?’, ‘무엇을 보고 들었습니까?’

기자들이 취재원에게 하는 질문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은 재난재해 현장에서 만난 생존자, 유가족들에게 하면 안 된다. 큰 사건·사고로 심리적 외상, 즉 트라우마를 입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사자의 무력함을 연상케 하는 질문 대신 ‘어떤 식으로 빠져나왔습니까?’, ‘대단히 힘든 일을 해내셨는데 어떻게 가능했나요?’처럼 능동적 행동과 관련한 질문을 해야 한다. 기자는 자신이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키울 수도 있고, 반대로 트라우마의 극복을 도울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내용의 재난보도 가이드라인을 담은 방송기자연합회의 교육용 동영상 ‘저널리즘과 트라우마'가 12일 공개됐다. 재난·재해를 트라우마 관점에서 다룬 19분짜리 동영상 교재는 세월호 참사 취재 기자, 세월호 유족, 전문가 인터뷰로 이루어졌다. 트라우마 설명과 함께 △현장에서 취재원을 처음 접했을 때 △인터뷰할 때 △보도할 때 상황별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방송기자연합회의 재난보도 교육용 동영상 ‘저널리즘과 트라우마’ 화면 갈무리.
방송기자연합회의 재난보도 교육용 동영상 ‘저널리즘과 트라우마’ 화면 갈무리.
방송기자연합회가 교재를 제작한 계기는 세월호다. 방송기자연합회는 세월호 보도 참사 분석과 반성문, 개선안을 담은 230쪽짜리 보고서 <세월호 보도…저널리즘의 침몰>을 2015년 낸 바 있다. 2014년 6월 ‘재난보도 분과위원회’를 만들어 6달 동안 논의한 결과물이었다.

방송기자연합회는 심리학적 개념인 트라우마에도 주목했다. 제대로 된 취재를 하려면, 우선 재난재해 현장에 있는 피해자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다. 2014년 재난재해 전문 취재과정에서부터 트라우마 관련 교육을 강화했고, 2015년 6월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세월호 취재 기자들이 만나 취재 과정에서 겪은 경험을 공유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같은 해 10월에는 미국 컬럼비아대 저널리즘 스쿨 연구기관인 ‘다트 센터’의 전문 심리학자 케이트 맥마흔 박사를 초청해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첫 트라우마 워크숍도 열었다. ‘저널리즘과 트라우마’는 이러한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교재 제작에는 케이트 박사도 참여했다.

방송기자연합회의 재난보도 교육용 동영상 ‘저널리즘과 트라우마’ 화면 갈무리.
방송기자연합회의 재난보도 교육용 동영상 ‘저널리즘과 트라우마’ 화면 갈무리.
방송기자연합회 관계자는 “1년 간의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한 교재 ‘저널리즘과 트라우마’를 디브이디(DVD)로 만들어 회원사에 배포했으며, 추후 방송기자연합회 누리집(reportplus.kr)에도 게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직 기자들의 직능단체인 방송기자연합회에는 전국 58개 방송사 기자협회 소속 27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5년 미국국제언론인센터(ICFJ)의 <재난과 위기보도>를 번역해 만든 <취재기자를 위한 재난보도 매뉴얼>도 트라우마를 주요하게 다룬다. 희생자·생존자와 접촉할 때 유의할 사항과 함께 기자가 겪을 수 있는 트라우마에 대처하는 법도 알려준다. 파일은 재단 누리집(kpf.or.kr)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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