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6일 전체회의에서 ‘제작진 의견진술’ 결정
법적제재 결정 전에 제작진 불러 소명 듣는 절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에 ‘흠집내기’ 의도 우려
법적제재 결정 전에 제작진 불러 소명 듣는 절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에 ‘흠집내기’ 의도 우려
제이티비씨(JTBC) <뉴스룸>의 ‘태블릿 피씨(PC) 보도’ 등이 방송심의규정 14조(객관성) 위반했는지 여부를 심의 중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결국 ‘제작진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이는 <뉴스룸> 제작진을 방심위에 직접 불러 방송 제작 경위 등을 직접 듣겠다는 것이다. 보통 심의 절차에서 ‘제작진 의견진술’은 제재를 전제로 결정하는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실체를 밝히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언론 보도에 방심위가 흠집을 내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방심위는 6일 오후 연 전체회의에서 △최순실 태블릿 피씨 첫 보도(2016년 10월24일) △태블릿 피씨 입수 날짜 언급 보도(2016년 12월8일) △태블릿 피씨 입수 경로 보도(2017년 1월11일)와 △박근혜 전 대통령 미용 시술 의혹 보도(2016년 12월19일)를 심의하며 이렇게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체 위원 9명 가운데 김성묵 부위원장이 일정상 자리를 비운 채, 박효종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 7명(야권 추천 3명, 여권 추천 4명)이 4시간여 동안 격론을 벌였다. 여권 추천 위원들은 “기자의 피씨를 최순실씨 피씨인 것처럼 가공한 점, 발견 현장 영상이 없는 점 등 의문점을 제작진에게 직접 들어야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함귀용 위원은 “제이티비씨가 자료로 제출한 걸 봐도 의혹이 풀리지 않는 게 있다. 나는 제재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야권 추천 위원 3명(장낙인, 박신서, 윤훈열)은 “(해당 보도는) 애초 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안건으로, ‘정치 심의’ 오해만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적으로 우위에 있는 여권 추천 위원들이 표결을 밀어붙이려 하자 회의장에서 퇴장해버렸다.
방심위가 심의에 착수하게 된 건 탄핵반대 단체 등이 지난 1월부터 방심위가 있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 로비에서 점거·천막 농성을 벌이는 등 방심위를 압박해온 결과다. ‘JTBC태블릿PC조작진상규명위원회’라는 단체도 구성한 이들은 방심위에 여러 차례 민원도 제기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제이티비씨 <뉴스룸> 보도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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